취업난이 심해지면서 졸업을 미룬 채 학교를 떠나지 않는 대학 ‘5학년’ 청년층이 20년새 부쩍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결혼을 늦게 하고 아이를 적게 낳는 젊은 여성들이 늘면서 기혼여성의 평균 출산기간도 단축되는 추세다. 이혼이나 주말부부가 늘면서 1990년대생 10명 중 1명꼴로 한쪽 부모와만 함께 사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 결혼 후 10년이 지나도 내 집 마련에 성공하는 가구는 절반이 채 못 되는 것으로 드러났다.
18일 통계청과 통계개발원이 발표한 ‘생애주기별 주요 특성 분석 - 가족형성, 학업ㆍ일, 주거, 통근, 활동제약’ 자료에 따르면 2010년 청년층 인구(15~34세) 중 학교에 다니면서 취업은 하지 않은 이들은 전체의 32.9%로, 2000년 29.4%에 비해 3.5%포인트 증가했다. 이에 반해 학교에도 다니지 않고 일도 하지 않은 이들의 비중은 같은 기간 26.6%에서 19.9%로 6.7%포인트나 감소했다. 취업 준비를 위해 졸업을 늦추는 학생들이 늘면서 청년층이 노동시장에 진입하는 시기가 점차 늦춰지고 있는 것이다.
학교에 다니면서 일하고 있는 청년층의 비중은 2.2%포인트 늘었다. 이는 청년층의 대학진학률이 높아지고 학업과 일을 병행하는 인구가 늘어난 데 기인한 것으로 통계청은 분석했다. 연령별로 보면 25~29세 청년층의 재학 인구 비중은 1990년 3.3%에서 2010년에는 12.8%로 20년새 약 3.8배나 늘었다. 30~34세 청년층 중 재학 중인 이들도 같은 기간 0.5%에서 3.3%로 6.6배 증가했다.
그러나 남성의 경우 군입대로 학업에서 직장으로 옮기는 시기에 공백기를 거쳤으며 여성은 결혼과 출산으로 경력단절 현상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비재학ㆍ비취업 비중은 군입대가 많은 20~24세 남성은 23.0%나 됐고, 결혼과 출산이 많이 이뤄지는 25~29세와 30~34세 여성의 경우 경력단절로 각각 29.0%, 43.0%에 달했다.
청년층의 사회에 첫 발을 내딪는 시기가 결혼을 미루는 현상도 두드러졌다. 남성과 여성의 초혼연령은 1946~50년생이 각각 27.2세와 22.9세, 1966~70년생 28.6세와 25.4세, 1971~75년생 28.9세와 26.0세, 1976년~80년생 28.1세, 26.3세로 로 높아졌다. 특히 1976년 이후 출생자는 이전 세대에 비해 평균 초혼연령이 낮게 나타났으며 1976~80년생의 경우, 미혼률이 남성은 50.2%, 여성은 29.1%에 달했다.
결혼한 여성들이 아이를 낳는 기간은 크게 단축되는 추세다. 초혼 연령의 상승, 출생아 수 감소, 가족계획 사업 등의 영향 때문이다. 1926~30년생 기혼여성의 평균 출산기간은 14.2년이었지만 1956~60년생은 4년 내외에 불과했다. 또 1976~80년생은 3.3년으로 더 짧았다.
이혼률이 늘고 주말부부가 많아지면서 한 부모 가구 비중은 1995년 7.4%에서 2010년 9.2%로 5년 만에 1.8%포인트 늘었다. 이에 따라 한 부모 가구에 속한 개인은 1956~70년생의 경우 8%, 1981~2000년생은 10%를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90년대 출생한 이들의 전체의 11.0%~14.3%가 한 부모 가구에 속해 있었다.
관련 일자리가 늘어나고 청년층의 학력수준이 높아지면서 1981~85년생이 전문ㆍ관리직에 종사하는 비중은 33.5%에 달했다. 1951~55년생 13.4%, 1961~65년생이 19.7%인 것과는 대조적이다. 성별로는 여성의 경우 1985년생이 41.3%, 남성은 1976년생이 29.3%로 가장 높았다. 이는 젊은 여성들이 노동시장에 진입하는 시기가 남성보다 더 빠르고 보건ㆍ사회복지 및 교사 등 전문직을 갖는 경우가 많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됐다. 하지만 출산ㆍ육아로 인한 경력단절의 영향으로 나이가 많을 수록 그 비중은 남성보다 급격히 감소하는 경향을 보였다.
결혼기간별 주택점유 형태를 보면 결혼 1년 미만 가구는 ‘자가’ 주택을 소유한 경우가 전체의 26.1%였만, 결혼 10년차는 48.3%, 결혼 20년차 이상은 68.5%인 것으로 조사됐다. 4가구 중 1가구는 ‘내 집’을 갖고 신혼생활을 시작하지만, 결혼 10년차 가구 중 ‘내 집 마련에 성공한 경우는 전체의 절반도 안 되는 셈이다.
지역별로는 수도권에 사는 결혼 10년차 이하 가구의 자가비중은 서울 29.2%, 경기 35.2% 등으로 전국 평균(39.6%)보다 낮았다. 또 결혼 34년차까지는 아파트에 거주하는 비중이 높았지만 결혼 35년차 이상은 단독주택에 사는 비중이 더 높았다.
임금근로자의 평균 통근 소요시간은 33.0분으로 비임금근로자(22.4분)보다 10.5분이 더 길었고 수도권 이외 지역 통근자의 90%는 통근 소요시간이 1시간이 안 됐지만 서울과 경기ㆍ인천은 전체의 28.9%, 26.7%가 1시간 이상 통근했다.
우리나라 생산가능인구(15∼64세) 기준 활동제약률은 4.0%였다. ‘활동제약’이란 6개월 넘게 지속됐거나 앞으로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육체적·정신적 제약으로 시·청각, 언어 장애, 이동 제약, 기억의 어려움 등으로 축정한다. 생애주기별로 보면 1970년생에서 2.6%가량이던 활동제약률은 1950년생(60세)에서는 11.7%로 높아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