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업유보를 철회한 현대중공업 노조가 투쟁 강화에 나섰다. 노조가 상경집회와 잔업거부 등 강도높은 투쟁을 예고한 만큼 이번주가 파업의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1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현대중공업 노조는 19일 종로구 계동에 위치한 현대중공업 사옥 앞에서 투쟁을 벌일 예정이다. 이후 20일에는 오후 5시 이후 잔업을 거부를 실시한 뒤 본격적인 파업에 돌입한다.
이날 정병모 노조위원장은 울산시청 프레스센터에서 ‘현대중공업그룹의 구시대적 노사관의 개혁촉구, 부실경영과 강압적 연봉제 실시 규탄’ 기자회견을 열었다. 정 위원장은 이날 “회사는 기본급 중심의 임금 인상안을 포함한 노조의 임단협 요구안을 즉각 수용하라”며 “노조의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 강도 높은 투쟁을 실시하겠다”고 말했다.
정 위원장은 “지난 6개월 동안 50차례 교섭을 진행했지만 회사는 지난 5일 최종 제시안을 내놓고 더 이상 교섭을 거부하고 있다”며 “노조는 그동안 회사의 구시대적인 노사관계를 청산하고 대등한 노사관계로의 변화를 촉구하며 교섭해왔지만, 회사는 변화된 현장 정서를 받아들이기는커녕 노조 활동에 개입해 조합원들의 분노를 자극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회사는 2분기에 이어 3분기까지 천문학적인 적자 수치를 발표하며 이를 핑계로 노조의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고 있지만 회사 발표를 신뢰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현대중공업은 올 3분기까지 3조원이 넘는 영업손실을 내며 역대 최악의 실적을 기록했다. 노조는 최근 회사가 실시한 연봉제에 대해서도 비난의 목소리를 높였다. 정 위원장은 “회사가 과장급 이상 노동자를 대상으로 한 연봉제로 경쟁구도를 심화시켜 전체 노동자의 사기를 떨어트리고 회사 발전을 저해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사측은 “안팎으로 상황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노사 모두 특별한 카드가 없는 만큼 대화를 통해 실마리를 푸는 것이 최우선”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