혜성 표면에서 배터리가 방전된 탐사로봇 ‘필레(Philae)’가 배터리 방전되기 전 1차 임무를 완수했다고 유럽우주국(ESA)이 15일(현지시간) 밝혔다.
ESA가 운영하는 ‘로제타 블로그’는 이날 필레가 방전으로 교신이 끊어지기 전 수집한 모든 데이터를 지구로 전송해왔다며 이같이 전했다.
필레는 12일 혜성에 착륙하고서 몇몇 과학 실험을 수행했다. ESA는 14일 필레에게 드릴로 표면 아래 25㎝를 뚫어 표본을 채취하라고 지시했다. 다만, 이번 탐사임무의 책임자인 ESA 파올로 페리는 “현재로서는 필레가 이 작업에 성공했는지, 실제로 드릴이 지표에 닿긴 했는지도 알 수 없다”고 말했다.
탐사로봇 필레는 혜성 ‘67P/추류모프-게라시멘코’에 성공적으로 착륙했으나 그늘에 자리 잡는 바람에 배터리가 방전돼 15일 대기모드(idle mode)에 들어갔다. 앞서 ESA는 그늘에 자리 잡은 필레가 태양광을 좀 더 잘 받을 수 있도록 몸체를 4㎝가량 높이고 35도 회전시켰으나 언제쯤 충분한 충전이 될지는 미지수다.
현재 혜성을 따라 나는 필레의 모선 로제타 탐사선은 필레가 대기상태에 들어간 지 10여 시간 뒤 다시 교신을 시도했으나 필레는 응답하지 않았다. 다만, ESA는 혜성이 현재 태양 쪽으로 이동하고 있는 만큼 수개월 안에 필레가 충전돼 연결이 복구될 수 있을 거라고 보고 있다.
한편 혜성은 태양계 생성 초기부터 현재까지 45억년 간 큰 변화를 겪지 않아 우주환경 변화는 물론 생명의 기원을 밝히는 단서가 될 수 있다고 과학자들은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