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출할 때는 ‘후라체 미니 웨지’, 문화센터에서 운동할 때는 ‘듀엣 비지데이 이지 온 슈즈’, 동창모임에는 ‘캡 토 웨지’를 즐겨 신어요.”
크록스 명동 직영매장에서 만난 박용자(68)씨는 “몇 해 전 베이지색 효도신발도 사 봤고, 마사이족 걷기에서 착안했다는 워킹슈즈도 신어 봤지만, 스타일이 맘에 들지 않아 손이 가지 않는다”고 말했다.
쇼핑을 즐기고 있던 이종란(67)씨는 누가 봐도 ‘패션 피플’이다. 블루진에 고어텍스 검정 재킷을 매치하고, 캠퍼스 단화를 신어 나이를 묻기 전에는 60대를 훌쩍 넘긴 나이로 보이지 않았다. 이씨는 “지난 추석에 선물로 받은 보라색 외투와 어울릴 만한 부츠를 사러 들렀다”며 신상품 ‘랩 컬러라이트 부츠’ 로열 퍼플 컬러를 꼼꼼히 살펴보고 있었다. 이씨는 “편안함은 기본이고 스타일도 좋은 것이 매 시즌마다 나와서 자주 구매하게 된다”며 “요즘은 우리 세대도 스타일을 좀 따지니까”라며 활짝 웃었다.
‘3040세대’ 젊은 엄마처럼 편안하면서 스타일리시하게 신을 수 있는 라이프스타일 슈즈 브랜드 크록스의 매력에 ‘골드 시니어’들이 푹 빠졌다. 공무원으로 정년퇴직해 연금으로 생활하는 박씨, 건물 임대사업자인 이씨 모두 경제력을 갖춘 골드 시니어로 경제적 여유를 기반으로 젊은층 못지않게 트렌드에 민감하게 반응하며 자신에 대한 투자에 적극적이다. 유통업계는 이들 골드 시니어들이 체형 변화로 패션의류보다는 신발, 가방 등 사이즈에서 자유로운 아이템을 선호하는 것으로 분석했다.
크록스 마케팅팀 신성아 이사는 “전체 고객 가운데 ‘5060세대’ 구매 비율은 25~30%”라며 “클레오, 말린디, 칼리플랫 등 편안한 플랫이나 단화류를 선호했으나 최근 패션성을 가미한 웨지를 구매하는 중장년층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착화 시 편안함이나 기능성 요소와 더불어 중·장년층도 점차 트렌디한 디자인 요소를 중요하게 고려하는 현상이 뚜렷해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지난 여름 선보인 화려하고 고급스러운 컬러감을 가미한 반투명 스트랩 끈이 매력인 페미닌 스타일 슈즈 ‘후라체 컬렉션’은 3040세대뿐만 아니라 5060세대까지 폭넓게 사랑을 받았다. 크록스가 자체 개발한 크로슬라이트 소재를 사용해 가벼운 쿠션감을 제공하며 캔디 컬러를 적용한 스트랩 디자인이 패션에 포인트를 주는 아이템으로 제격이었다는 평가다. 아울러 후라체 플랫, 후라체 미니 웨지, 후라체 샌들 웨지 등 굽높이별로 제품을 다양화해 선택의 폭을 넓힌 것도 인기비결이다.
올 가을·겨울에는 크록스가 새롭게 개발한 신소재 ‘컬러라이트’를 적용, 더욱 부드럽고 유연해 착화 시 편안함을 주며, 고급스러운 컬러가 눈길을 크는 ‘랩 컬러라이트 부츠’와 겨울철에도 발 시릴 걱정 없이 따뜻하게 지낼 수 있는 ‘컬러라이트 라인드 클로그’가 골드 시니어들의 눈길을 끌고 있다.
크록스 명동 직영점 김요한 매니저는 “편안함을 우선 순위로 두지만 스타일도 포기할 수 없는 중·장년층이 선택하기에 부담스럽지 않은 디자인에 편한 신발로 크록스가 사랑받는 것 같다”며 “최근 여성들이 손주를 위해 ‘랩 컬러라이트 부츠’와 ‘컬러라이트 라인드 클로그’ 등을 함께 구매하는 경우도 많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