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강력한 리베이트 규제 정책으로 제약업계에 한파가 불고 있다. 더욱이 고려대 안산병원 리베이트에 연루된 제약사들에 대한 검찰 수사 결과가 다음 주 발표 예정이어서 4분기 실적도 개선되기를 기대하기 힘든 상황이다.
13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지난 7월부터 시행된 ‘리베이트 투아웃제’ 여파로 대웅제약·한미약품·동아에스티·일동제약 등 주요 상위사의 영업활동이 크게 위축되면서 3분기 실적이 곤두박질쳤다.
한미약품의 경우 올 3분기 영업이익이 12억원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92%나 줄었다. 일동제약 역시 영업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54%, 대웅제약은 38%, 동아에스티는 10% 각각 줄었다. 한미약품, 일동제약, 동아에스티의 경우 이번 3분기 매출액도 지난해보다 크게 하락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상위 제약사 중심으로 리베이트를 차단하기 위한 ‘CP(공정거래 자율준수프로그램)’가 영업활동 위축으로 이어지면서 이번 실적에 고스란히 반영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앞서 정부는 7월 2일 제약업계에 만연한 리베이트 관행을 뿌리 뽑기 위한 대책으로 이른바 ‘리베이트 투아웃제’를 시행했다. 리베이트 투아웃제는 제약회사가 병원이나 의사에게 특정 의약품을 처방하는 대가로 제공하는 뒷돈인 리베이트 영업을 하다가 2번 적발되면 의약품에 대한 건강보험 적용을 영구 취소하는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최근 사회적 물의를 일으켰던 고려대 안산병원 호흡기내과 교수의 리베이트 사건에 국내 제약사 5곳, 다국적 제약사 1곳 등 6곳이 연루됐다는 소문이 돌면서 제약사의 영업은 더욱 위축되고 있는 상황이다.
A제약회사 관계자는 “과거 특정 규제나 제한이 없었던 영업활동이 리베이트 근절이라는 목표로 시행된 리베이트 투아웃제로 인해 영업활동이 위축될 수밖에 없다”면서 “전문의약품(ETC)을 주력으로 하는 제약사를 중심으로 3분기 실적이 악화된 것은 이에 기인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제약업계 관계자도 “최근 불거진 고대 안산병원 리베이트와 관련해, 국내 주요 제약사가 구체적으로 언급되고 있는 가운데 조만간 검찰의 1차 수사 결과가 발표될 것”이라며 “이 같은 리베이트 관련 여파로 4분기에도 제약업계 전반적으로 영업활동은 위축되고, 이에 따라 외형 성장 자체가 둔화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