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가지 이미지에 고정되는 건 안 좋아합니다.”
영화와 드라마를 종횡무진하는 카리스마의 배우 신하균(40)이다. 영화 ‘빅매치’의 12월 개봉을 앞두고 있는 신하균이 이에 앞서 시청자와 만났다. 바로 5일 첫 방송된 MBC 드라마 ‘미스터 백’을 통해서다.
1998년 서울예대 동문인 장진 감독에 발탁돼 영화 ‘기막힌 사내들’로 데뷔한 그는 ‘공동경비구역 JSA’, ‘킬러들의 수다’, ‘복수는 나의 것’, ‘지구를 지켜라’, ‘우리 형’, ‘고지전’ 등 스크린에서 개성 강한 존재감을 드러내왔다.
남다른 연기 스펙트럼으로 장르 불문 뛰어난 캐릭터 소화력을 보온 그가 약 1년여 만에 드라마 차기작으로 ‘미스터 백’을 선택했다. 신하균은 극중 부러울 것 없는 70대 리조트회사 회장 최고봉과 우연한 사고를 겪은 뒤 30대로 변하는 최신형 등 1인 2역을 연기한다.
“작품할 때마다 커다란 자신감을 갖고 한 적은 없습니다. 항상 불안하고 힘들고 어렵게 시작하는 편이지요. 다만 전 이 이야기가 굉장히 유쾌하면서 공감이 가는 내용으로 다가설 수 있다고 생각해요. 우리가 살면서 놓치고 가는 것에 대해 한번 쯤 생각할 수 있을 것입니다. 보시는 분들이 재밌게 느낄 수 있는 이야기를 최선을 다해 재밌게 만들자는 각오랍니다.”
초반 분량이지만 자신이 맡은 노인 캐릭터를 위해 장시간 분장을 서슴지 않은 신하균은 “거의 잠을 못 잔 상태에서 분장을 시작했다. 얼굴에 마스크를 덮고 있는 상태에선 아프고 간지럽고 식사할 때도 쉽지 않다”고 에피소드를 덧붙였다.
한편 2008년 영화 ‘더 게임’을 통해 재벌 노인 캐릭터를 연기한 바 있는 신하균은 “굉장히 다른 이야기다. 작품이 하고자 하는 이야기와 연기 톤도 다르다”고 차이점을 강조했다.
“평생 일만 하고 돈만 벌며 살아온 괴팍한 인물입니다. 사실 아직 제가 그 나이가 안 됐기 때문에 이게 맞나 싶을 정도로 판단하기가 쉽지 않아요. 아무래도 상상력에 많이 맡기고 하는 편이랍니다. 이야기가 흘러가는데 방해가 안 되게끔 몰입하고 계산하면서 임하고 있죠.”
이정재, 이성민, 보아 등과 액션 오락 영화 ‘빅매치’에 촬영을 마친 신하균은 이윽고 장나라, 이준 등과 함께 ‘미스터 백’으로 수목 안방극장을 책임지기 위해 나섰다.
“시청률 사정은 잘 모릅니다. 다만 저는 이야기가 재밌고, 재미를 갖고 할 수 있겠단 생각이 들면 뛰어드는 편이지요.”
신하균은 이미 작품과 캐릭터를 향한 드라마 몰입과 공감을 끝낸 뒤 촬영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연극 배우 시절까지 포함해 약 18년 간 연기자로 살아온 신하균은 각양각색의 캐릭터로 남다른 정서적 깊이를 내비쳐왔다. 한 역할에 매몰되지 않고 끝없이 새로운 영역에 뛰어드는 것이 자신만의 연기 비결이다.
“항상 다양한 역할을 하고 싶습니다. 안 가본 길에 가고 싶은 도전의식은 항상 있습니다. 그런 점에 매력을 많이 느끼고 그런 작품에 앞으로도 계속 도전해보고 싶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