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2012년 약 200억원 규모였던 국내 식품건조기 시장은 올해 약 500억원 규모로 2년 만에 150% 성장했다. 판매대수로 보면 약 60만대 시장이다. 그동안 시장이 제대로 구축되지 못했던 식품건조기 시장이 불과 2~3년 만에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는 평가다.
이 같은 국내 식품건조기 시장의 확대는 중소 가전업체 리큅의 선전이 큰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리큅은 2002년 처음으로 식품건조기 사업을 추진하며 관련 시장을 창출한 업체로 꼽힌다. 실제 리큅의 국내 식품건조기 시장 점유율은 약 80%에 달한다.
리큅은 지난 3일에도 새로운 공기 순환 시스템을 장착한 식품건조기 신제품 'IR D5'를 출시했다. 특히, 이 제품은 미국 시카고에서 열린 ‘2014 국제가정용품 박람회’에서 최우수 혁신상을 받을 만큼 성능과 디자인을 인정받았다. 제품 내 공기 흐름을 최적화해 건조 효율을 높였고, 자동 건조 모드도 장착해 편의성을 높였다는 평가다.
시장이 커져가자 국내 중소 가전업체들의 도전도 이어지고 있다. 한경희생활과학, 한일전기, 신일산업, 키친아트 등이 식품건조기 시장에 뛰어들며 경쟁에 나서고 있다. 리큅이 고가의 프리미엄 제품을 내세웠다면 이들 기업들은 저가 전략으로 맞서고 있다.
한일전기도 지난해 말 자체 기술력을 통한 식품건조기를 첫 출시했다. 1위 업체인 리큅을 겨냥해 소음을 대폭 줄인 제품으로 차별화를 꾀했다. 이 회사는 저가 전략을 쓰는 타 중소기업들이 대부분 OEM(주문자부착생산) 방식으로 시장 공략을 진행하고 있는 데 반해, 자체 브랜드로 승부를 걸고 있다.
가전업계 관계자는 “아직 리큅의 아상에 도전할 정도는 못 되지만, 중소 가전업체들의 진입으로 국내에도 식품건조기 시장이 점차 커지고 있는 것은 긍정적인 방향”이라며 “OEM 방식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도 있지만, 한경희생활과학과 같은 일부 경우엔 인지도 높은 브랜드 파워를 통해 조금씩 시장을 확보해 나갈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고 언급했다.
이 같은 식품건조기 시장의 성장엔 과거 ‘중국산 고추가루 파동’ 등으로 축적된 소비자들의 먹거리에 대한 불신이 크게 작용했다. 밖에서 사먹는 것보다 소비자가 직접 집에서 만들어 먹는 먹거리가 더 안전하다는 의식들이 자리잡았다. 리큅 관계자는 “과거 중국산 고추가루 파동을 기점으로 이후에도 꾸준히 먹거리 사고가 이어지면서 식품건조기 시장을 급성장하게 했다”며 “웰빙 문화가 확산되며 소비자 인식이 바뀌고 있는 것도 한 몫을 했다”고 말했다.
여기에 건강가전업체를 표방하는 중소 가전업계의 최근 트렌드도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건강’을 하나의 카테고리로 분류한 리큅, 휴롬, 바디프랜드 등의 중소기업들은 건강가전을 중심으로 사업군을 확장시켜 나가고 있다. 식품건조기 시장도 건강가전제품의 범주 안에 속한 만큼 향후 발전 잠재력도 무궁무진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