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이 디지털에서 UHD로 이동함에 따라 UHD 콘텐츠 생산과 수급이 활발해지고 있다. 하지만 UHD 방송이 대중화하기에는 아직 갈 길이 멀다는 지적이다. 고가의 UHD 방송 콘텐츠 제작 비용 탓에 발목이 잡힌 것이다.
3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IPTV를 서비스하는 이동통신사와 케이블 방송사가 UHD 콘텐츠 수급을 늘리고 있고, 정부도 UHD 콘텐츠 생산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업체별 UHD 콘텐츠 현황을 살펴보면, KT가 영화와 다큐멘터리 등의 주문형비디오(VOD)를 60편(42시간 분량)가량 확보했다. SK브로드밴드는 VOD 25편(11시간 분량)을 보유하고 있다. 케이블TV VOD 전문업체 홈초이스는 약 100시간 분량을 확보한 상태다.
유료 방송사들은 UHD 콘텐츠 수급을 더욱 늘릴 계획이다. KT는 연말까지 500여편의 콘텐츠를 수급하고, KT스카이라이프는 다음해까지 UHD 설비와 콘텐츠 개발을 위해 102억원을 투입할 방침이다. 케이블업계 역시 2015년까지 콘텐츠 수급을 위해 406억원을 투자키로 했다.
SK브로드밴드는 소니픽처스엔터테인먼트와 NBC 유니버셜의 UHD TV 전용 콘텐츠를 차례로 확대 편성한다.
정부 역시 신규 콘텐츠 생산을 독려하고 있다. 미래창조과학부는 지난달 13~16일 프랑스 칸에서 열린 세계 최대 방송영상 마켓 밉콤(MIPCOM)에서 국내 방송사, 제작사, 가전사 등과 함께 ‘코리아 초고화질(UHD)·3차원(3D) 콘텐츠 쇼케이스’를 개최했다. 이는 미래부의 ‘올포원(All-4-One)’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마련됐다. 올포원은 지난 4월부터 국내 UHD 콘텐츠 생태계 조성을 위해 삼성전자, LG전자, 홈쇼핑업체 등이 71억원의 사업비를 조성, UHD 콘텐츠 발굴을 지원하는 프로젝트다.
앞서 미래부는 UHD 콘텐츠 제작지원 프로그램 12편을 최종 선정하고, 본격 제작에 착수했다. 이에 드라마 ‘소금별’, 다큐멘터리 ‘샤먼의 노래’, ‘인류 최초의 사인(Sign), 암각화’ 등 12편이 UHD 콘텐츠로 변신, 다음해 방영된다.
하지만 여전히 콘텐츠가 기근에 가까울 정도로 부족하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이에 전문가들은 ‘송수신 기술-TV-콘텐츠’라는 3박자가 맞아떨어지는 이른바 ‘UHD 생태계’를 조성해야 콘텐츠 생산량도 빠르게 늘어날 것이라고 강조한다. 특히 삼성전자에 치여 몰락의 길을 걷던 소니의 사례를 배워야 한다고 지적한다. 소니는 UHD TV뿐 아니라, 소니엔터테인먼트, 소니픽처스를 통한 UHD 전용 게임과 영화 생산체계까지 확보하며 UHD방송 시장에서 최강자로 떠올랐다. 게다가 ESPN 등 메이저 방송사에 소니의 UHD 전용 방송장비를 제공한 후 콘텐츠를 공유하는 전략으로 독자적 생태계를 확보했다.
이에 따라 지상파의 UHD 방송 상용화가 시급하다는 주장이 힘을 받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우리나라는 한류를 만들어낸 콘텐츠 파워가 있고, 이 같은 콘텐츠는 80%가 지상파에서 생산된다”면서 “지상파의 UHD 방송 상용화가 이뤄진다면 강력한 UHD 방송 플랫폼 안에서 다양한 콘텐츠 생산이 이뤄질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