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부터 서울 소재 아파트단지들은 주민대표 선거 때 주민 온라인투표 제도를 의무적으로 도입해야 한다. 또 아파트 관리에 대한 품질 등급표시제가 도입되고 아파트 실태조사 결과도 전면 공개된다. 실태조사가 이뤄지지 않은 243개 단지에 대해 특별 조사도 진행한다.
서울시는 민선 6기 체젝가 출범함에 따라 이 같은 내용의 ‘맑은 아파트 만들기 2단계’ 사업 계획을 30일 발표했다.
시는 1단계 사업을 통해 103개 단지를 조사, 1373건의 비리 사례를 찾아냈다고 설명했다.
진희선 서울시 주택정책실장은 이날 서울시청에서 열린 기자설명회에서 “1단계 사업이 비리 아파트를 찾아내 시정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면, 2단계는 주민 참여를 확대해 몇몇 입주자대표회의가 관리를 주도하는 문제를 개선하는 데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서울시의 민선 6기 맑은 아파트 추진방향은 △주민자치 참여시스템 구축 △비리예방 관리시스템 마련 △주민이 공감하는 실태조사시스템 구축 △공동체 활성화 기반 조성 등으로 구성된다.
시는 우선 서울시선거관리위원회의 K-보팅(voting) 시스템을 활용, 입주자 대표회의뿐만 아니라 공사·용역 업체 선정에 대해 주민이 스마트폰과 PC로 투표하게 할 방침이다. 오프라인 투표도 병행한다.
시는 온라인투표를 공동주택관리규약준칙에 포함시켜 이를 따르지 않는 아파트는 특별 실태조사 등 행정처분할 계획이다.
또 시정명령에 따르지 않으면 과태료를 최대 1000만원까지 부과하고, 장기적으로는 정부에 법령 개정도 건의할 방침이다.
시는 또한 조합이나 건설사가 주택관리업체를 선정하던 것을 자치구가 결정하도록 할 계획이다.
민선 6기 체제에서는 아파트의 가치를 나타내는 관리품질 등급표시제도 처음 도입된다.
이 제도는 일반관리, 관리비 절감, 공동체 활성화, 시설 관리, 정보공개 등 평가기준에 따라 A∼F로 등급을 매겨 부동산114, 네이버 등에 공개해 부동산 가격에 영향을 미치도록 하는 것이라고 시는 설명했다.
시는 연말까지 평가기준을 마련해 내년 상반기부터 시범 운영하고, 5년마다 재평가한다. 단, 문제를 개선한 단지의 요청이 있으면 즉각 재평가할 방침이다.
시는 또 실태조사 대상을 의무단지(2162곳)에서 비의무관리단지(2019곳)까지 확대하고, 공동주택 통합정보마당 홈페이지에 공개한다. 이 사이트에서는 각 아파트의 1㎡당 관리비도 공개된다.
시는 아울러 단지 내 커뮤니티 예산도 의무적으로 편성하고 층간소음 등 갈등은 ‘주민자율조정기구’를 구성해 해결하도록 유도할 계획이다.
진희선 실장은 “최근 배우 김부선씨가 문제를 제기한 난방비 비리 의혹과 관련해 시는 중앙난방 방식을 특별히 집중적으로 점검하고 있다”면서 “이를 계기로 아파트 관리의 구조적 비리 연결고리를 끊는 데 주력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맑은 아파트 추진의 취지는 단지별 실태조사를 실시하면서 실질적 문제점에 접근하겠다는 것”이라며 “아직 실태조사를 하지 않은 243개 단지에 대해 연말과 내년 봄에 걸쳐 조사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