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조6천억원대 기업범죄를 저질러 재판에 넘겨진 강덕수(64) 전 STX 그룹 회장이 징역 6년의 중형을 선고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8부(재판장 김종호 부장판사)는 30일 강 회장에 대해 징역 6년의 실형을 선고했다. 홍모(62) 전 STX조선해양 부회장에게는 징역 3년의 실형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자본시장 신뢰와 투명성을 저해하는 회계분식으로 금융기관에 큰 피해를 입혔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강 전회장의 횡령·배임 혐의 가운데 679억5000만원 상당을 유죄로 인정했다. 나머지 2743억여원의 '경영 판단의 원칙'을 이유로 무죄판결했다. 경영판단의 원칙이란 회사의 이사나 임원들이 비록 회사에 손해를 끼치는 행위를 했더라도, 선의로 선량한 관리자의 주의의무를 다하고 그 권한 내의 행위를 했다면 책임을 물을 수 없다는 이론이다.
강 전회장은 지난 2008년부터 2012년까지 STX조선해양의 영업이익 2조3000억원 규모의 분식회계를 저지르고 이를 통한 허위 재무제표를 이용해 2조6500억원 상당의 사기대출을 받은 혐의 등으로 지난 5월 구속기소됐다. 또 2011년 3월부터 2013년 4월까지 회사자금 557억원을 횡령하고 계열사 자금 2843억원으로 개인회사를 부당지원한 혐의도 받았다.
이날 함께 기소된 STX조선해양 전직 관계자들에게도 유죄판결이 내려졌다.
김모(59) 전 STX조선해양 CFO는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권모(56) STX건설 경영관리본부장은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또 변모(61) 전 그룹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징역 2년6월에 집행유예 4년을, 이모(50) 전 ㈜STX 경영기획본부장에 대해서는 징역 2년6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다만 이희범(65) 전 산업자원부 장관은 무죄가 선고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