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은 계속해서 질문 던지는 것이지만 답을 던지는 게 아니다. 가장 상투적으로, 일반적으로 주어지는 답에 대항하는 것이 문학이다.”
10대 성을 파격적으로 묘사한 소설 ‘가시내’의 한국어판 출간에 맞춰 방한한 프랑스 소설가 마리 다리외세크(45·사진)가 최근 방한해 이 같이 말했다.
다리외세크는 프랑스에서 가장 논쟁적인 작가 중 한 명으로 꼽힌다.
그는 정치적 무질서, 실업난 등 혼란스런 사회 속에서 한 젊은 여성이 암퇘지로 서서히 변해가는 과정을 그린 1996년 데뷔작 ‘암퇘지’로 프랑스 문단에 충격을 몰고 왔다.
‘암퇘지’는 어느날 갑자기 벌레로 변해버린 남성의 이야기를 담은 프란츠 카프카의 ‘변신’에 비견되는 작품이라는 호평을 받기도 했다. 하지만 파격적인 내용으로 인해 프랑스 극우세력의 표적이 되기도 했다.
그는 이 책에 대해 “여러 가지 다양한 현실을 잘 드러내 보여주는 소설이다. 인간 속에 들어 있는 동물성, 여성에 대한 다양한 접근, 관능과 감각에 대한 세계 등을 담고 있다”고 설명했다.
프랑스에서 권위 있는 문학상 중 하나인 ‘메디치상’을 받은 그는 “제 작품을 단순히 도발적인 것이 아니라 깊이 있는 작품으로 이해해준 것 같아 기뻤다”고 밝혔다.
그는 또한 “‘가시내’는 청소년 시절 성에 관한 기억을 이야기하는 소설이 아니다. 그 당시 제가 사용한 언어적 표현과 실제 겪은 현실 사이에 간극이 있었다는 것을 말하고 싶었다”고 덧붙였다.
그의 작품을 관통하는 주제는 여성의 성이다.
다리외세크는 “여성의 성에 대해 가장 자연스러운 방식으로 쓰려고 노력한다”면서 “여성의 성생활에 대해 가장 자연스러운 방식으로 이야기하는 것조차도 포르노로 오해하기도 하고 불편하게 생각하지만 저는 계속 이 문제를 탐구하고 글을 쓸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이 첫 방한인 다리외세크는 지난 28일 교보문고 영등포점에서 독자들과 만난 데 이어 29일 이화여대에서 ‘번역, 제약의 글쓰기’를 주제로 강연한다. 또 30일 오후 7시에는 주한 프랑스 문화원에서 ‘문학 작품 속 여성 몸의 동물성’을 주제로 이야기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