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방사성폐기물처분장은 중저준위 폐기물을 처분하는 시설임에도 고준위 폐기물을 처분해도 무방할 만큼 높은 수준에서 건설(Over Build)됐다는 게 인상적이었다.”
앤드류 오렐 국제원자력기구(IAEA) 폐기물및환경안전국장은 28일 경북 경주시 현대호텔에서 열린 ‘방사성폐기물 안전 국제 심포지엄’에서 기자와 만나 “방폐장 부지 선정 절차에 주민들을 적극 참여시켰고 부지 조사 및 평가도 공정하게 진행했다”며 “처분장 내에 다중 방어벽을 설치해 주민들이 우려하는 안전성을 충분히 확보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시설을 갖췄다고 끝이 아니다. 인근 지역주민들이 방폐장을 안전하다고 인식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며 “관련 정보를 지속적으로 제공하고 투명한 운영 절차를 갖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렐 국장은 미국 샌디아 국립원자력연구소에서 25년간 연구원으로 재직한 뒤 올해부터 IAEA에서 폐기물 관련 안전기술 및 전략수립을 맡고 있는 방폐물 전문가다. 그는 지난 27일 방폐장을 둘러보고 “고준위 폐기물을 처리해도 될 만큼 높은 수준으로 만들어졌다”고 평가하며 “안전성 평가가 다양한 시나리오 아래서 이뤄진 것으로 알고 있어 기술적 문제에 대해서는 우려할 만한 수준이 아니다”고 말했다.
방폐장 건설을 반대하는 일부 환경단체에서 주장하는 지하수 유입 문제나 활성단층 문제에 대해서는 크게 우려하지 않아도 된다는 입장을 보였다. 그는 “환경단체가 주장하는 것처럼 지하수가 흐르지 않는 장소는 거의 없다. 중요한 것은 지하수가 가진 화학적 성질과 흐르는 방향을 알고 관리하는 것이 안전성 확보의 관건이다”며 “1500년 전 경주에 만들어진 천마총에서 물이 스며들지 않도록 하는 기술을 확인했다. 지하수 문제에 대해 기술적인 극복이 충분히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한편 중저준위 방폐물을 매립 처리하는 경주 방폐장은 지난 2008년 8월 착공해 공사를 마치고 원자력안전위원회의 운영허가 절차만 남아 있다.
경주=김부미 기자 boom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