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 게이츠가 꽂힌 모뉴엘은 어떤 회사?… 수출 우량기업서 법정관리까지

입력 2014-10-22 1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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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S서 중견기업 최초로 최고 혁신상 수상… 디자인 경영으로 수출 역량 극대화했지만

중견 가전기업 모뉴엘의 급작스러운 법정관리 소식에 파장이 확산되고 있다. 특히 빌 게이츠 마이크로 소프트(MS) 창업주가 극찬했을 정도로 '혁신기업'의 면모를 보였던 모뉴엘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2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모뉴엘은 2004년 원덕연 부사장이 설립한 종합가전 회사로, 세계 최초의 홈시어터 PC를 개발한데 이어 로봇청소기, 올인원 PC, 식물관리기 등 종합 가전제품들을 연구개발ㆍ판매하고 있다. 모뉴엘의 제품들은 혁신성과 디자인, 내구성, 친환경성 등에서 높은 평가를 받으며 해외에서 좋은 반응을 이끌어내왔다.

2007년 MS의 빌 게이츠가 세계 최대 가전전시회 'CES'에서 가진 기조연설에서 "엔터테인먼트용 PC를 만드는 모뉴엘 같은 회사를 주목하라"고 말하면서 전 세계 가전시장의 주목을 받았다.

실제 모뉴엘은 매해 1월 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CES에서 혁신상을 꾸준히 수상하고 있다. 2008년을 시작으로 CES 혁신상을 누적으로 6회나 받고, 총 21개의 수상작을 보유하는 등 혁신성으로 승부를 걸고 있는 회사다. 올해 CES에서도 로봇청소기 2개, 청각 장애인 부모를 위한 베이비케어 제품 '배블' 1개, TV 도킹용 오디오 1개, 4S PC 1개 등 총 5개 제품이 수상의 영광을 안았다. 지난해 CES에서는 삼성전자, LG전자를 제외하고 최초로 최고 혁신상을 받아 눈길을 끌었다.

모뉴엘은 국내보다 해외에서 가능성을 인정 받은 회사로 꼽힌다. 미주, 유럽을 중심으로 한 글로벌 시장에서 홈시어터 PC 매출 등을 통해 국내에서도 수출 우량기업으로 인정받았다. 2008년 3000만달러, 2009년 7000만달러, 2010년 1억달러, 2011년 2억달러 수출탑을 수상했다.

고속 성장 중인 모뉴엘의 원동력은 원덕연 부사장이 이끄는 디자인 능력이 크게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실제 원 부사장이 디자인을 이끈 로봇청소기 '클링클링'은 세계 3대 디자인 어워드 중 하나인 '레드닷 디자인 어워드'에서 특별상을 수상했다. 원 부사장의 디자인으로 독특한 콘셉트의 제품을 제작해 전 세계의 관심을 끌었다. 모뉴엘은 이 같은 디자인 경영과 공격적인 마케팅으로 2012년 8251억원이었던 매출액은 지난해 1조2000억원대로 끌어올렸다.

하지만 이번 법정관리 신청으로 이 같은 모뉴엘의 '벤처 신화'는 창업 10년 만에 무너지게 됐다. 창업자인 원 부사장은 퇴사했고 임직원들도 줄줄이 이탈 조짐을 보이고 있다. 박홍석 대표도 여전히 행적이 묘연한 상황. 금융권에서는 모뉴엘이 수출 대금을 제 때 결제 받지 못해 자금난에 시달린 것으로 보고 있지만 일각에선 박 대표가 수출 규모를 부풀린 가공 매출을 일으키다 제풀에 무너진 것으로 보는 시각도 나오고 있다. 모뉴엘의 금융권 총 여신 규모는 총 6100억원대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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