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경제의 동력이 민간기업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장스핑(66) 훙차오그룹 회장이 각종 혁신정책을 펼치며 불황의 늪에 허덕이는 알루미늄업계에 활력을 불어넣으면서 중국 경제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고 14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통신은 알루미늄업계에서 민간기업의 도약을 분명히 확인할 수 있다고 전했다.
알루미늄산업은 과잉공급과 지난 수년간 이어져 온 중국의 경기둔화, 노후화된 설비 문제 등으로 허덕이고 있다.
중국에서 현재 알루미늄 가격은 지난 2008년 정점 대비 반토막 났다고 통신은 전했다.
그러나 시진핑 국가주석 등 중국 지도부는 시장의 역할을 강조하면서도 국가가 경제를 통제하는 기존 체제에서 쉽사리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국영업체인 중국알루미늄주식유한공사(찰코, Chalco)는 지난해 82억3000만 위안의 순손실을 기록했고 올해도 9월까지 18억5000만 위안의 적자를 냈다.
반면 중국 최대 민간 알루미늄업체인 훙차오는 이런 어려운 상황에서도 지난해 54억5000만 위안의 순이익을 올렸다. 홍콩증시에서 올들어 지금까지 찰코 주가가 23% 급락하는 동안 훙차오는 15% 올랐다.
두 기업의 운명이 이렇게 엇갈리고 있는 것은 정부의 지원을 받는 국영기업과 홀로 생존해야 하는 민간기업의 차이를 극명하게 보여준다고 통신은 전했다.
UOB케이히언증권의 헬렌 라우 애널리스트는 “찰코는 어려움이 있을 때마다 모회사인 중국알루미늄공사(치날코, Chinalco)가 언제나 도움을 준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민간 경쟁자에 위협을 느끼지 않았다”며 “이에 회사는 연구ㆍ개발(R&D) 필요성도 제대로 인식하지 못했다. 그러나 훙차오 같은 회사는 혁신하지 않으면 죽는다”고 말했다.
훙차오의 한 임원은 “국영기업은 어린애와 같다. 이들이 울면 정부가 돈을 준다”며 “우리와 같은 민간기업은 남한테 의지할 수 없다. 물에서 가라앉든지 헤엄쳐 나오든지 모두 우리 자신에게 달렸다”고 강조했다.
중국 최대 면화기업인 웨이차오를 이끄는 장스핑 회장은 공장 전력 공급을 위해 직접 세운 발전소의 전기가 남아돌자 이를 활용할 방법을 찾다가 알루미늄으로 눈을 돌렸다.
알루미늄은 제련 과정에서 전기를 많이 쓰기 때문에 이 비용을 절감하면 경쟁력이 있다고 본 장 회장의 생각은 적중했다. 비용을 따지면 홍차오 자체 발전소 전기료는 국영 전기업체 스테이트그리드의 절반도 안 된다.
홍차오의 혁신은 이것만이 아니다. 회사는 고객들에게 알루미늄을 배달할 때 통상적으로 사용되던 주괴 형태가 아니라 액체 상태로 특수한 용기에 보관하는 방법을 썼다.
고객들이 제품 가공을 위해 다시 알루미늄을 녹여 금형에 붓느라 돈과 시간을 허비하는 것을 막아준 것이다. 현재 홍차오는 70% 이상의 알루미늄을 액체 형태로 판매하고 있다. 이는 고객들이 t당 최대 1000위안을 절감할 수 있게 한다고 회사는 설명했다.
한편 통신에 따르면 장스핑 회장의 재산은 현재 38억 달러에 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