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일, 아프리카 쟁탈전]‘자원 블랙홀’ 중국, 아프리카산 석유·철광·구리 86% 독식

입력 2013-06-05 1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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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 외교·경제협력 ‘우애’ 다져… 작년 교역 222조 최대 파트너 부상

▲중국이 오는 2015년까지 200억 달러의 차관을 제공하기로 하는 등 자원이 풍부한 아프리카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시진핑 (오른쪽)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 3월26일(현지시간) 남아프리카공화국을 국빈 방문해 프레토리아에서 열린 환영식장에 들어서고 있다. (사진=프레토리아/신화뉴시스)

‘자원 블랙홀’ 중국이 광물·에너지자원의 보고 아프리카와의 유대관계를 강화하고 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지난달 25일(현지시간) 아프리카연합(AU)의 전신인 아프리카단결기구(OAU) 창설 50주년을 맞아 에티오피아에서 열린 특별 정상회의에 왕양 부총리를 보냈다.

왕양 부총리가 대독한 축사에서 시 주석은 “중국과 아프리카는 운명 공동체”라며 “우리는 아프리카와의 새로운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발전시키고 이 지역의 평화와 번영을 위해 적극적으로 공헌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시 주석은 지난 3월 취임 후 첫 외국 방문에서 러시아에 이어 탄자니아와 남아프리카공화국, 콩고공화국 등을 방문해 원조 확대 의사를 밝히는 등 아프리카에 공을 들이고 있다.

시 주석은 탄자니아를 방문했을 당시 “아프리카와 중국은 진실한 ‘우애관계’를 맺고 있다”면서 “앞으로 2년간 200억 달러 규모의 차관을 아프리카 각국에 제공하고 3만여명의 인재 육성을 지원할 것”이라고 푸짐한 선물보따리를 풀었다.

중국은 지난 1956년 이집트와 수교하면서 아프리카와 첫 인연을 맺었으나 진출이 본격화한 것은 2000년대 들어서부터다.

지난 2000년 중국·아프리카협력포럼(FOCAC)이 창설된 이후 3년마다 아프리카 각국 정상들이 베이징에 모여 외교·경제협력 강화를 논의했고, 중국은 회의 때마다 대규모 차관 제공 등을 약속하며 아프리카 정상들의 마음을 사고 있다.

그 결과 중국은 2009년 미국을 제치고 아프리카 최대 교역 파트너로 부상했다.

양측의 교역 규모는 지난해에 약 2000억 달러(약 222조원)로 2000년의 100억 달러와 비교하면 20배 늘었다. 이는 미국보다는 두 배 많은 수치다.

중국은 빠른 경제발전을 지탱하고 늘어나는 자원 수요를 감당하고자 아프리카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평가다.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의 4월 조사에 따르면 지난 2011년 아프리카로부터 중국이 수입한 물품 중 석유와 철광석, 구리 등 원자재가 86%를 차지했다.

중국은 나이지리아와 수단, 앙골라, 알제리 등에서 원유 채굴권을 획득했으며 현재 중국이 수입하는 석유의 20%가 아프리카산이다.

일본무역진흥기구(JETRO)의 히라노 카츠미 아시아경제연구소 지역연구센터장은 “중국의 1년치 원유 수입 증가분은 필리핀 전체에서 쓰는 양과 맞먹는다”면서 “이런 자원 수요를 맞추고자 중국이 아프리카에 진출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중국은 과잉생산, 과잉투자 국가이기 때문에 판매시장 개척 목적으로도 아프리카에 주목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아프리카 각국은 중국의 원조를 선호하는 편이라고 전문가들은 평가했다. 서구 국가들과는 달리 중국은 내정불간섭 원칙을 천명해 아프리카 각국을 지원하면서도 까다로운 조건을 붙이지 않고 있다.

한편 중국 국영방송인 CCTV가 지난해 1월 케냐 나이로비에 현지 방송국을 개설하고, 신화통신은 현재 아프리카에 20개 이상의 지국을 설립하는 등 중국은 경제·정치뿐 아니라 미디어 등 문화에서도 아프리카와의 연계를 강화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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