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그룹, 리밸런싱 가속 페달...비주력 사업 접고 ‘선택과 집중’

입력 2024-09-08 14:14 수정 2024-09-09 0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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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편 속도…비주력 사업 정리
SK스페셜티, 13일 예비입찰
베트남 ‘윈커머스’ 지분 매각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SK그룹 회장)이 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예방하고 있다. (고이란 기자 photoeran@)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SK그룹 회장)이 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예방하고 있다. (고이란 기자 photoeran@)

SK그룹이 사업 재조정(리밸런싱)에 박차를 가하며 비주력 사업을 정리하고 미래 핵심 산업에 집중하는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과 SK E&S의 합병 절차가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며 리밸런싱 작업이 본격화한 가운데 하반기에도 비주력 사업을 정리하면서 조직을 슬림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8일 업계에 따르면 SK그룹의 자회사인 SK스페셜티는 13일까지 인수의향서(LOI)를 접수할 예정이다.

SK스페셜티는 반도체 특수가스 분야에서 세계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는 기업으로 SK그룹은 2015년 이 회사의 전신인 OCI머티리얼즈 지분 49.1%를 4816억 원에 인수했다. 시장에서는 SK스페셜티의 매각가를 4조에서 5조 원 수준으로 평가하고 있다.

그동안 업계에서는 SK그룹이 리밸런싱의 일환으로 SK스페셜티를 매각할 것이라는 추측이 나왔다. SK㈜의 상반기 말 기준 부채는 약 12조4000억 원 수준이었는데, SK스페셜티를 이 가격에 매각하게 되면 부채를 단번에 줄일 수 있다.

SK㈜는 4일 베트남 마산그룹의 자회사 윈커머스의 지분 7.1%를 매각해 2700억 원의 현금을 확보했다.

윈커머스는 베트남에서 3600여 개의 편의점과 슈퍼마켓을 운영하는 베트남 최대의 식료품 유통 플랫폼이다. SK그룹은 2021년 마산그룹과의 전략적 파트너십을 통해 당시 빈커머스(현 윈커머스) 지분 16.3%를 4억1000만 달러(약 4600억 원)에 매입했다.

이번 매각으로 SK그룹은 일부 투자 회수에 성공하며, 재무적 유연성을 확보하게 됐다.

SKC는 반도체 소재ㆍ부품 자회사 SK엔펄스의 일부 사업 매각을 추진 중이다. SKC는 7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하며 재무 건전성 확보가 시급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연결 기준 부채는 4조6618억 원, 부채비율은 185.73%다. 매각 규모는 4000억 원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자산 매각을 통해 SKC는 이차전지소재 등 첨단 산업 분야에 대한 투자를 지속하면서도 재무적 부담을 줄이는 데 집중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 인수한 반도체 테스트 소켓 제조업체 ISC에 집중해 반도체 부품 사업의 효율성을 높이는 전략을 추진 중이다.

SKC의 재무 구조 개선 노력은 자산 매각에 그치지 않는다. 회사는 손자회사였던 SK넥실리스를 자회사로 전환한 후, 차입금을 줄이기 위한 유상증자도 결정했다. SKC는 자회사 SKCFT홀딩스의 SK넥실리스 인수 차입금을 상환하기 위해 7000억 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시행해 24일까지 7000억 원을 출자할 예정이다.

SK그룹은 지난해에 이어 올 하반기에도 계열사별로 임원 승진을 크게 줄이고 조직을 슬림화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미 SK키파운드리, SK넥실리스, SK하이닉스시스템IC 등 일부 계열사의 경우 희망퇴직을 단행했고, 매켄지와 보스턴컨설팅그룹(BCG) 등 글로벌 컨설팅 회사의 보고서가 나오면 인력감축에 나설 계열사가 더 있을 것이라는 게 재계 안팎의 시선이다.

업계에서는 SK그룹이 계열사별로 구조조정에 착수하면 1000여명의 인력을 감축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과거 SK그룹은 2014년~2015년, 실적 부진으로 인해 2년에 걸쳐 대규모 인력 감축을 단행했다. 당시 SK네트웍스에서는 약 100명, SK커뮤니케이션에서는 300명, SK증권에서 200명, 그리고 SK텔레콤에서 350명의 인력을 줄였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7일 글로벌 경영환경 점검 회의에서 “불확실한 경영환경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면서 AI와 반도체 등 핵심 사업의 경쟁력을 빠르게 키워야 하는 우리의 과제는 쉽지 않지만 반드시 감당해야 할 일”이라며 “나부터 더 열심히 앞장서 뛰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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