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석문 프레스토 리서치 센터장은 3일 서울 광진구 그랜드 워커힐에서 진행한 코리아블록체인위크(KBW 2024) 메인 콘퍼런스 행사인 KBW2024: IMPACT에 참여해 이같이 밝혔다. 정석문 센터장은 “전통적인 금융과 달리 가상자산 시장 조성에는 충분한 규제 감시가 없으며, 악용할 수 있는 여지를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가상자산법에 따르면 마켓메이킹(MM)과 유동성공급자(LP) 행위가 금지된다. 금융당국은 법 시행 직후부터 시세조종 행위를 포함한 불공정거래 행위에 대해 엄벌하겠다는 입장을 냈다. 사실상 국내에서는 투자자 사이의 가상자산 거래만 가능한 상황이다.
정 센터장이 있는 프레스토 리서치 발간한 보고서에서도 “전통 금융 시장과 달리 가상자산 시장에는 별도의 시장조성자 라이센스나 감독기관이 없어 시장조성이라는 명목으로 불법적인 이익을 취하는 사례가 종종 발생한다”며 “나스닥과 같은 전통 거래소들이 불법 시장조성행위에 대해 엄격히 제재하는 반면, 가상자산 시장에는 기만적 행위에 대한 실질적인 제재 수단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정 센터장은 “마켓메이커는 오래전부터 존재했지만, 컴퓨터 기술과 통신 기술 발전으로 1980년대 현대의 마켓메이커가 형성됐다”며 “오늘날 마켓 메이커는 자본 시장 생태계의 필수 구성 요소”라고 짚었다.
그는 “추정치는 다를 수 있지만, 일반적으로 마켓메이커는 나스닥의 미국 주식 거래량에는 260만 명의 마켓메이커가 있으며, 이는 주식 당 평균 14명의 마켓메이커가 있는 셈”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마켓메이커는 금융상품 거래나 채권 거래 등 다른 유형의 거래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며 “거래 비용을 낮춰 시장 효율성을 개선한 데에는 마켓 메이커 역할이 적지 않다는 데에 많은 사람이 동의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정 센터장은 올바른 마켓메이커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그는 “제대로 된 마켓메이커라면 가격 또는 거래량 수준을 약속하지 않는다”며 “가격과 거래량은 수요와 공급에 의해 결정되는 것이지 조작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또한 “올바른 마켓메이커라면 자신들의 활동을 일일 또는 주간 단위로 고객에게 보고할 것”이라며 “단순 시장 전반에 대한 내용만을 보고한다면 악의적인 목적을 가지고 있는 마켓메이커일 가능성이 크다”고 조언했다.
그는 “선의의 시장 조성자는 사회적 공공재를 제공한다”며 “제대로 작동하는 금융 시장과 경제 시스템에서 효율적인 가격 발견을 도우며 그 대표적인 예가 미국 금융 시장”이라고 말했다. 또한 “이러한 이유로 가상자산 시장에도 마켓메이커가 필요하다”며 “마켓 메이커가 없는 것은 투자자 보호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부연했다.
정 센터장은 “악의적인 마켓메이커를 차단할 규제를 만들고 올바른 마켓메이커를 조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