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상 관측 이래 역대급 열대야가 이어지자, 야간에도 냉방기기를 가동하는 시간이 늘면서 오후 6시 이후 전력 수요가 지난해보다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25일 전력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최대 전력수요는 이달 20일 오후 5시에 기록한 97.1GW(기가와트)로 이날 기준 오후 10시 전력수요는 86.9GW를 보였다.
이는 지난해 여름철 최대전력수요를 기록한 8월 7일의 오후 10시 전력수요 83GW보다 4.72% 늘어난 수치다.
오후 8시를 놓고 보면 전력수요 차이는 더 벌어진다. 올해 20일 오후 95.8GW로 잠정 집계돼 지난해 8월 7일 오후 8시 전력수요 90.7GW보다 5.65%가 증가했다.
지난해 여름철 최대 전력수요를 기록한 8월 7일과 올해 최대 수요를 기록한 8월 20일의 저녁부터 시간대별 전력수요를 비교해 보면 올해가 2.2~5.1GW가량 앞섰다.
구체적으로 올해 8월 20일에는 △오후 6시 96.6GW △오후 7시 96.2GW △오후 8시 95.8GW △오후 9시 91.8GW △오후 10시 86.9GW △오후 11시 82.3GW △자정 77.5GW 등으로 추계됐다.
지난해 8월 7일의 경우 △오후 6시 92.9GW △오후 7시 91.7GW △오후 8시 90.7GW △오후 9시 87.6GW △오후 10시 83GW △오후 11시 79.5GW △자정 75.3GW 등으로 추계됐다.
태양광 발전량이 현격히 줄어들기 시작한 오후 6시부터 자정까지의 전력수요에서 올해가 지난해에 비해 최대 5.65%(오후 8시 기준) 늘어난 것이다.
냉방기기 사용량이 줄어드는 오후 9시와 10시에도 올해 전력수요는 작년보다 각각 4.74%, 4.72%나 증가했다.
이 같은 전력수요 증가 현상은 1907년 기상 관측 이래 최고 기록을 경신 중인 역대급 폭염의 영향이 크다.
올해 동아시아 지역에 강하게 자리 잡은 고기압이 한반도 상공에 머문 가운데 고온다습한 남서풍이 덮으면서 전국 곳곳에서 열대야가 한 달 이상 이어지고 있다.
서울의 경우 지난달 21일부터 시작된 열대야가 절기상 처서(處暑)인 지난 22일 기준 연속 33일로 집계돼 사상 최다 기록을 갈아치웠다. 23일에서 24일로 넘어오는 밤도 열대야가 이어졌다.
서울은 올해 열대야 일이 총 37일로 36일의 열대야가 나타난 1994년도를 뛰어넘는 근대 기상관측 이래 최다를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