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견주 10개 곳 투표용지서 이름 삭제키로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케네디는 이날 애리조나주 피닉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선거에서 승리할 수 있는 현실적인 길이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선 결과를 좌우할 10개 격전주의 투표용지에서 자신의 이름을 삭제하겠다고 밝혔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유세지인 서부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에서 케네디의 지지에 대해 “감사하다 훌륭한 일이다”고 환영했다.
앞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케네디가 대선 레이스에서 중도하차하고 자신을 지지한다면 재선 시 요직 기용을 검토하겠다는 뜻을 내비친 바 있다. 이에 따라 일각에서는 케네디가 자리를 대가로 지지에 나섰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케네디는 민주당의 로버트 케네디 전 법무장관의 아들이자 존 F. 케네디 전 대통령의 친동생이다. 그는 애초 지난해 4월 민주당에 대선후보 경선 출마 신청서를 제출했지만 같은 해 10월 무소속 출마를 선언했다.
케네디의 사퇴가 미국 대선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다. 미국 공영 라디오 방송 NPR 등이 이달 초 벌인 여론조사에 따르면 민주당 지지층의 2%, 공화당 지지층의 3%, 무당파의 12%가 케네디를 지지했다.
미국 포브스는 “트럼프 전 대통령, 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 중에서 어느 한 후보에게 유리할 만큼의 상승효과는 없을 것”이라고 짚었다. 반면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케네디의 사퇴가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조금이나마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보수 싱크탱크인 미국기업연구소(AEI)의 칼린 보우먼 명예연구원은 “케네디의 지지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조금 더 힘을 얻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현재로써는 해리스와의 싸움은 접전으로 조금이라도 우위를 점할 수 있다면 무엇이든 환영할 것”이라며 “다만 케네디는 조금 독특한 인물이기 때문에 그가 가진 소수의 유권자가 따라갈지 모르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