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여름철 폭우와 폭염 속에서도 농산물 가격 상승폭이 둔화세를 보이면서 올해 연간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021년(2.5%) 이후 3년 만에 2%대에 안착할 가능성이 커졌다.
20일 통계청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지난달 농축수산물 물가는 전년보다 5.7% 올랐다. 지난달 농축수산물 물가를 자극하는 폭우와 무더위가 나타났음에도 올 들어 가장 낮은 상승률을 기록한 것이다.
농축수산물 물가 상승률은 올해 5월(8.4%) 10% 아래로 내려간 이후 6월 6.5%, 7월 5.7%로 하향세를 보이고 있다.
이중 농산물 물가 상승률은 지난달 9.0%로 전월(13.3%)보다 상승 폭이 줄었다. 농산물 가운데 채소류 가격은 전년대비 1.6% 하락해 전월(-0.8%)에 이어 두 달 연속 내림세를 보였다.
농축수산물의 물가 상승 주범으로 꼽히는 과일 물가 상승 폭도 둔화세다. 올해 2~6월 30~40%대를 기록했던 과일 물가 상승률은 지난달엔 20%대(20.1%)로 축소됐다.
특히 올해 3월 90% 가까이 치솟았던 사과 가격 상승률은 지난달 39.6%로 하향화를 보이고 있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사과 등 과일류는 올해 평년 수준 이상을 생산할 것으로 보이고, 현재 작황도 양호하다"며 "올해 8월부터는 가격 안정화를 보일 것"이라고 밝혔다.
실제 16일 기준 사과(아오리) 가격은 10kg당 5만4000원으로 전년보다 18.1%(9756원) 내렸다.
다만 폭염이 지속되고 있는 이달에는 채소류 가격이 급등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여름 배추(고랭지)의 경우 16일 기준 10kg(3포기)당 2만3260원으로 전년대비 18%(4196원) 올랐다.
농식품부는 고온에 의한 생육부진 현상이 나타나 일시적으로 배추 가격이 높지만 정부 비축물량 공급 확대(일 400톤 수준), 조기 출하 지원 등으로 이달 하순 이후에는 안정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달 폭염 등을 잘 넘긴다면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 초중반대의 둔화 흐름이 재개될 것이라는 게 정부의 판단이다.
이러면 올해 연간 물가 상승률이 2021년(2.5%) 이후 3년 만에 2%대를 무난하게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2020년 0.5%에 불과했던 물가 상승률은 2021년 2.5%, 2022년 5.1%, 2023년 3.5%로 고물가 흐름을 지속했다.
올해 1~7월 소비자물가 상승률(평균)은 농축수산물 가격 상승세 둔화 등에 힘입어 2.8%를 기록 중이다. 올해 6월과 7월 물가 상승률이 각각 2.4%, 2.6%를 기록한 것이 주효했다.
전체 물가를 끌어올리는 정도를 나타내는 농축수산물 기여도는 올해 5월 0.6%포인트(p), 6월 0.5%p, 7월 0.4%p로 낮아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