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트북너머] 암벽등반과 ‘오너리스크’의 무게감

입력 2024-08-13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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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라가는 것 보다 내려가는 것이 더 중요하다”

산악인들은 가파른 암벽을 오르내리며 깨달음을 얻는다. ‘등반’은 오를 수록 떨어질 폭이 커진다는 점을 알면서도 위험을 감수하고 도전을 감내하는 행동의 반복이다. 새 코스를 개척하며 산을 오르는 등반가에게 중요한 원칙은 오를 때마다 떨어질 때를 대비하는 것이다. 걸음을 높일 때마다 안전로프를 더 위로 새로 매다는 것이다. 암벽 ‘등반’은 ‘기업가 정신’ 그 자체다.

재계 주식 부호 순위 상위권에 포함된 오너들은 ‘기업가 정신’의 표본으로 여겨졌다. 카카오톡으로 재계 부호 순위 11위로 뛰어오른 카카오 창업자 김범수 경영쇄신위원장, BTS로 글로벌 K-Pop 열풍을 이끈 방시혁 하이브 의장이 대표적이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신기업가정신’을 강조하며 대한상의의 변화를 이끌었다.

국내 재계에 불어닥친 오너리스크는 '안전로프를 새로 매달지 않는 등반’과 닮았다. SM 시세조종 혐의로 구속 기소된 카카오 창업자 김범수 경영쇄신위원장은 첫 재판을 한달여 남겨뒀다. 재판이 진행돼 봐야 알겠지만 상황이 구속 이슈로 까지 번진 만큼 업계에선 김 위원장이 무리를 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카카오는 올해 들어 시가총액 9조 원이 날아갔다. 김 위원장의 재계 부호 순위는 지난해 11위에서 12위로 한 계단 내렸다.

하이브는 최근 방시혁 하이브 의장의 사생활 문제와 어도어와의 집안 싸움 등 논란에 52주 신저가를 새로 썼다. BTS 멤버의 음주운전이란 악재도 겹쳤다. SK도 최태원 SK 회장의 세기의 이혼 소송 이후 신저가를 경신했다. 한컴그룹은 가상자산 '아로나와' 토큰을 통한 비자금 조성 의혹이 불거진 김상철 한글과컴퓨터 회장의 사법리스크에 노출됐다.

오너리스크를 줄이고 기업가 정신을 살리기 위해선 안전로프를 매다는 원칙이 필요하다. 소수 지분으로 다수 계열사를 거느리는 1인 독점 체제가 대규모 자본을 마련하고 신속한 의사결정을 하는 장점과 동시에 오너에 문제가 생길 경우 그룹 전체가 흔들릴 수 있는 ‘동전의 앞뒷면’을 갖고 있다는 점을 자각해야한다. 증권가 안팎에서 논의되고 있는 이사회의 ‘주주를 위한 충실 의무’ 추가 등 상법개정도 안전로프로 고려해야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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