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경제 위기에 ‘체험 경제’로 내수 살리기…“원전 앞 인증샷”

입력 2024-08-11 1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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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가계 지출 45%가 서비스 부문
지자체, '체험 서비스'로 내수 살리기
중국 전역 9개 원자력 관광 개방도

▲중국의 소비 지출 추이 그래프. 노란색 선이 서비스 소매 판매 성장률. 검은색 선이 상품의 소매 판매 성장률. 출처 블룸버그통신
▲중국의 소비 지출 추이 그래프. 노란색 선이 서비스 소매 판매 성장률. 검은색 선이 상품의 소매 판매 성장률. 출처 블룸버그통신

중국의 고질적인 경기 둔화에 중국인들의 소비 패턴이 변화하고 있다. 검소한 소비를 지향하는 반면, 여행ㆍ숙박 등 서비스 부문에서는 지출을 아끼지 않는다. 이에 따라 중국 내에서는 문화ㆍ스포츠ㆍ여행 서비스를 제공하는 '체험 경제(Experience Economy)'가 부상하고 있다.

8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중국의 한 공장주는 경기 둔화로 공장 주문이 줄어들자, 자신의 공장을 '게스트하우스' 형태의 숙박 업체로 바꿨다. 코로나19 이후 중국 국내 여행이 반등하면서 사업은 큰 성과를 거뒀다. 그는 "중국의 많은 사람이 점점 더 여행이나 새로운 체험에 적극적으로 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중국의 올해 상반기 소매 판매 중 서비스업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7.5% 성장했다. 상품 판매는 3.2% 증가에 그쳤다. 중국 국내총생산(GDP)의 약 50%에 달하는 서비스 부문이 미국이나 유럽연합(EU)에서 볼 수 있는 75% 수준까지 도달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블룸버그통신은 제조업이 위축되고 관세 등으로 위협을 받는 상황에서 서비스 소비가 늘어나면 중국 내수가 외부 충격을 견디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앞서 3일 중국 정부는 정부 공식 사이트에 내수 경제 활성화를 위한 20가지 계획을 발표했다. 여기에는 국내 여행객의 외식, 관광, 숙박에 대한 지출을 늘리는 것이 포함됐다. 이 조치는 지난달 중국공산당 제20기 중앙위원회 제3차 전체회의(3중전회)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이 서비스 소비가 내수를 살릴 수 있는 '핵심 지렛대'가 되어야 한다고 발언한 지 며칠 만에 나온 것이다.

중국 각 지역에서는 '서비스' 중심의 '체험 경제'로 내수 살리기에 한창이다. 인구 약 290만 명이 사는 중국 간쑤성에서는 '길거리 매운 음식'으로 관광객 유치에 성공했다. 소셜미디어(SNS)상에서 해당 지역의 먹거리 체험기가 입소문을 타면서 4배에 가까운 관광객을 맞이했다. 두 달 동안 지난해 세수의 두 배에 달하는 59억 위안(약 1조1230억6500만 원)의 관광 수입을 기록했다.

문화 스포츠 활동도 효과적이다. 구이저우성 룽장현에서는 축구 경기, 민족 토속 문화, 불꽃놀이로 구성된 지역 축제로 성공을 거뒀다. 지난해 5월 이후 1200만 명 이상이 이곳을 방문해 130억 위안의 관광 수입을 올렸다.

중국 국영 원전업체 중국광핵그룹(CGNP)는 중국 전역의 9개 원자력 발전소를 예약 방문할 수 있는 온라인 예약 시스템을 선보였다. CGNP는 소수민족 장족이 있는 광시좡족 자치구에 있는 화룽원 원자로 앞은 SNS 인플루언서들 사이에 인기 있는 사진 명소가 됐다고 소개했다.

▲중국 개인 자동차 소유량 증가 추이(왼쪽). 단위 백만 대. 오른쪽은 중국 고속철도망 확대 추이. 단위 킬로미터. 출처 블룸버그통신
▲중국 개인 자동차 소유량 증가 추이(왼쪽). 단위 백만 대. 오른쪽은 중국 고속철도망 확대 추이. 단위 킬로미터. 출처 블룸버그통신

중국의 고속철도망이 확대되고 개인 소유 승용차가 급증하면서 관광 서비스 지출이 늘었다는 분석도 있다. 중국 전자상거래 기업 JD닷컴에 따르면 패들보드와 다이빙 장비와 같은 야외 장비 판매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배 이상 증가했다. 로드바이크, 사이클링, 전기 스케이트보드 판매도 2배 이상 늘었다.

중국 온라인 여행 서비스 제공업체인 퉁청트래블홀딩스는 소규모로 자신의 경로, 목적지, 차량 및 음식 옵션을 선택하는 맞춤형 여행 예약이 올해 상반기 10배 이상 급증했다고 전했다. 맞춤형 여행 비용이 더 많이 듦에도 불구하고 기존 여행 예약보다 1.9배 앞지르고 있다.

▲중국 가계 지출에서 서비스가 차지하는 비중을 나타낸 그래프. 2023년 45.2%에 달한다. 출처 블룸버그통신
▲중국 가계 지출에서 서비스가 차지하는 비중을 나타낸 그래프. 2023년 45.2%에 달한다. 출처 블룸버그통신

중국 국가통계국 발표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 가계 지출의 45%는 서비스 부문이 차지했다. 싱크탱크 중국개혁발전연구소는 2030년까지 이 비중은 50% 이상으로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소비자 지출은 부동산 침체 등으로 부유층 마저 소비에 제약을 받고 있다. 올해 5월 중국 최대 명절 노동절 기간 여행객은 2019년에 비해 28.2% 늘었지만, 지출은 13.5% 증가에 그쳤다. 이는 코로나19 기간과 비교했을 때 1인당 지출이 감소했다는 의미다.

맥쿼리그룹의 이코노미스트들은 지난달 메모에서 "중국 소비 회복의 핵심은 주택 시장의 안정화"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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