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약처가 규제외교를 통해 수출 장벽을 제거하는 정책이야말로, 예산을 들이지도 않으면서 수출을 지원하는 알토란 같은 정책이라고 생각합니다.”
김명철 한국식품산업협회 부회장은 1일 경기 의왕시 한국식품산업협회 부설 ‘한국식품과학연구원’에서 열린 규제외교를 통한 K-라면 해외진출 지원 간담회에서 “현재 범정부 차원에서의 눈에 띄는 수출진흥 정책이 특별히 없는 실정”이라면서 이같이 밝혔다.
김 부회장은 “과학적 근거에 기반한 규제 위주로 각국의 수입 장벽을 해결해나간다면 라면뿐 아니라 K-푸드가 글로벌 시장에서 약진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는 이날 K-라면 해외 진출을 위한 규제 지원을 내용으로 주요 라면 수출업체와 간담회를 진행했다. 간담회에는 오유경 식약처장 및 김성곤 식품안전정책국장, 오영진 글로벌수출전략담당관 등 식약처 관계자와 식품산업협회를 비롯한 농심, 오뚜기, 삼양식품, 풀무원, 팔도 등 식품업계 임원들이 참석했다.
간담회는 식품 분야 규제외교의 대표적인 성과를 공유하고, 라면 업계의 수출 애로사항을 청취하고 K-식품의 해외 진출을 위한 효율적 지원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마련됐다.
오 처장은 “국내 식품기업이 해외로 진출 시 각 해외 현장에서 발생하는 애로를 듣고 과학적인 근거를 만들어 각국의 규제 기관에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것이 식약처의 규제외교 전략”이라고 강조했다. 최근 덴마크 수의식품청(DVFA)이 내린 삼양식품 불닭볶음면 리콜(회수) 조치 해제와 작년부터 유럽연합(EU)의 에틸렌옥사이드(EO) 검사증명서 제출 의무 면제 조치를 예시로 들었다.
이후 진행된 건의 사항 수렴 및 자유토론에서 라면 업체들은 수출 시 애로사항을 식약처에 전달하며 또 다른 규제 해소에도 더욱 적극적으로 나서줄 것을 요청했다.
먼저 업체 관계자들은 쇠고기·돼지고기가 포함된 제품의 수출 규제 해결에 나서 달라고 식약처에 한목소리로 건의했다. EU는 광우병을 막기 위해 쇠고기와 돼지고기가 들어간 라면 제품 수입을 금지하고 있다.
농심 관계자는 간담회 이후 기자와 만나 “EU가 자국민 보호를 위해 규제 허들을 높이고 있다”면서 “식약처와 함께 대응한다면 허들을 어느 정도 낮출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해 처장님께 건의드렸다”고 말했다.
팔도는 에틸렌옥사이드와 관련해 아직 인도네시아에서 수출 규제를 받고 있다며, 식약처가 인도네시아 규제 당국과 협의해 해결에 나서 줄 것을 요청했다. 식약처 측은 “조만간 해당 국가 당국과 양자 협의를 갖기로 했다”면서 “좋은 결과를 기대하고 있다”고 화답했다.
한편 간담회 진행에 앞서 오 처장은 한국식품과학연구원 실험실을 방문해 에틸렌옥사이드 검출 분석 과정과 캡사이신 함량 측정을 위한 전처리 시연에 참관해 살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