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AI 스타트업들, 미국 제재 피해 ‘싱가포르 워싱’

입력 2024-07-01 1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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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0개사 이상, 싱가포르서 활동
상당수가 중국 기업
적은 규제·쉬운 자본조달·첨단 AI 칩 확보 등 이점

▲싱가포르에서 시민들이 마리나 베이 전경을 보고 있다. 싱가포르/로이터연합뉴스
▲싱가포르에서 시민들이 마리나 베이 전경을 보고 있다. 싱가포르/로이터연합뉴스
중국 인공지능(AI) 스타트업들이 싱가포르를 세계시장 진출의 교두보로 삼고 있다.

1일(현지시간) 찬이밍 싱가포르 경제개발청 부청장은 블룸버그통신과 인터뷰에서 “중국 기업을 포함한 많은 스타트업이 싱가포르를 동남아시아의 허브로 선택하고 있다”며 “지난해 말 기준 싱가포르에는 1100개 넘는 AI 스타트업이 자리하고 있다”고 말했다.

싱가포르는 국가별 데이터를 제공하지 않지만, 이들 스타트업 중 상당수가 중국에서 왔을 것으로 블룸버그는 추정했다.

중국 기업들이 글로벌 시장 공략을 위해 싱가포르를 찾는 것은 규제가 훨씬 덜하고 자본조달이 쉬운 덕분이다. 최근 중국 정부는 AI 생성 콘텐츠에 엄격한 접근 방식을 취하면서 공산당 정책을 준수할 것을 기업들에 주문했다. 이로 인해 AI와 관련한 기업 활동에도 제약이 생겼다.

물론 중국에서도 저금리 대출 등 정부 지원을 받는 유망 기업들은 있다. 그러나 HB벤처스의 유팅초이 창업자는 “지원받는 기업들은 보통 중국 규제 환경에 맞춰 서비스를 제공하기 때문에 글로벌 확장에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미국의 대중 반도체 수출 규제를 피해 첨단 AI 칩을 확보할 수 있다는 것도 기업들이 싱가포르를 택하는 이점이다. 싱가포르는 대표적인 중립국으로, 기업들은 중국에서와 달리 엔비디아의 최신 반도체 등을 이곳에서 문제없이 구매할 수 있다.

블룸버그는 “‘싱가포르 워싱’은 기업들이 미국처럼 중국과 적대적인 국가로부터 받을 조사를 줄이려는 시도”라며 “중국의 경기침체와 미국과의 긴장 고조로 인해 글로벌 벤처캐피털들도 중국에서의 익스포저를 줄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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