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수처리에 사용하는 액화탄산가스 입찰에서 사전에 합의해 가격을 담합한 어프로티움(덕양)과 태경케미컬(태경화학)이 공정거래위원회의 제재를 받는다.
공정위는 어프로티움과 태경케미컬의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위반에 대해 시정명령과 과징금 4200만 원을 부과했다고 20일 밝혔다.
액화 탄산가스는 이산화탄소를 액체화한 것으로 산업현장에서 용접용으로 사용되거나, 탄산음료 또는 맥주 등의 제조 공정에서 식품첨가용으로 사용된다. 폐수처리장 등에서는 알칼리성 폐수 중화용으로도 사용된다.
포스코는 광양제철소에서 발생하는 알칼리성 폐수를 중화처리 하기 위해 매년 등록된 공급사를 대상으로 액화탄산가스 구매 입찰을 진행해왔다.
공정위 조사에 따르면 2017년부터 포스코에 액화 탄산가스를 납품하던 어프로티움은 2017년 말 태경케미컬에 '들러리 입찰' 참여를 요청했다. 어프로티움은 2017년 입찰에서 납품업체로 선정되기 위해 제조원가 수준으로 투찰하면서 이익을 거의 얻지 못했고 이 때문에 수익성을 높이기 위해 담합을 한 것으로 확인됐다.
태경케미컬은 요청을 받아들여 2018년과 2019년 입찰에 들러리로 참여해 어프로티움이 최종 낙찰자로 선정되도록 투찰 가격을 높게 써냈다. 어프로티움은 최종 낙찰 이후 태경케미컬에 낙찰 물량의 최대 60%의 물량을 매입했다.
공정위는 이들 업체의 담합으로 인해 입찰 참여자 간 실질적인 가격경쟁이 저해됐다고 보고 제재를 결정했다. 특히 2022년과 지난해 액화탄산가스 관련 시장에 대한 세 번째 사례로 기록됐다.
공정위 관계자는 "업계에서 관행적으로 이루어지던 담합을 근절한 사례"라며 "산업경쟁력을 저하시키는 담합에 대한 감시를 강화하고, 법 위반행위 적발 시에는 엄정하게 조치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