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 근로자에 대한 산업재해보상보험법과 달리, 공무원에게 재해보상을 위해 실시되는 급여 종류로 휴업급여 또는 상병보상연금 규정을 두고 있지 않은 ‘공무원 재해보상법’이 합헌이라는 헌법재판소 결정이 나왔다.
헌재는 공무원 재해보상법 제8조 위헌 확인 사건에서 재판관 전원 일치 의견으로 심판 청구를 ‘기각’한다는 결정을 선고했다고 6일 밝혔다.
청구인 A 씨는 1987년 5월 4일 일반직 국가공무원(행정사무관)으로 임용된 자로서, 2017년 2월 3일 통일교육원 교수부장(일반직 고위공무원 직급)으로 근무하던 중 뇌출혈(지주막하 출혈)이 발생해 수술을 했지만 사지마비 상태에 이르렀다.
A 씨는 공무상 질병으로 인한 병가 및 휴직 사용기간이 법률상 허용되는 최대한인 3년 6개월에 다다랐음에도 정상적인 직무 복귀가 어려워 2020년 8월 31일 명예퇴직하고, 명예퇴직 수당을 지급받았다.
퇴직 후에도 여전히 치료 중이던 A 씨는 재해보상을 위해 실시되는 급여로는 치료 내지 재활에 필요한 비용을 보전하는 요양급여 외에는 어떠한 생계보장 명목의 급여도 없는 것은 ‘공무원 재해보상법’ 제8조가 일반 근로자에 대한 산재보험법과 달리 휴업급여 또는 상병보상연금과 같은 급여를 두고 있지 않기 때문이라고 주장하면서 이 사건 헌법소원 심판 청구를 냈다.
헌재는 “공무원연금법에 따른 퇴직일시금 또는 퇴직연금이 지급된다”며 “재해보상으로서의 휴업급여 내지 상병보상연금과 공무원연금법에서의 퇴직연금 내지 퇴직일시금은 지급 원인이나 지급 수준이 다르기는 하나 직무에 종사하지 못해 소득 공백이 있는 경우 생계를 보장하기 위한 사회보장적 급여라는 점에서는 같은 기능을 수행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심판대상 조항에서 휴업급여 내지 상병보상연금을 두지 않았다 하여 공무원에 대한 생계 보장이 현저히 불합리해 인간다운 생활을 할 권리를 침해할 정도에 이르렀다고 할 수는 없다”고 지적했다.
특히 헌재는 산재보험법에서 인정하는 휴업급여의 수준은 평균임금의 70퍼센트인데, 공무원은 공무상 질병휴직의 경우 봉급이 전액 지원되므로 공무원은 3년 6개월 동안 산재보험법에 따른 휴업급여보다 높은 수준의 휴업급여를 지급받고 있는 것이나 다름없다고 판단했다.
이에 헌재는 공무원 재해보상법에서 공무원에게 휴업급여‧상병보상연금 규정을 두고 있지 않다고 해서 공무원의 인간다운 생활을 할 권리와 평등권을 침해한다고 볼 수 없다고 결정했다.
박일경 기자 ekpar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