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여세를 피하기 위해 계열사 주식을 헐값에 팔았다는 혐의를 받은 허영인 SPC 회장이 무죄 판결을 받았다. SPC는 이번 판결을 기점으로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바른 경영'에 최선을 다한다는 방침이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4부(부장 최경서)는 2일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배임 혐의로 기소된 허 회장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함께 기소된 조상호 전 SPC그룹 총괄사장, 황재복 SPC 대표이사도 무죄를 선고 받았다.
이에 대해 허 회장을 비롯한 경영진 일동은 "오해와 억울함을 풀어주신 재판부에 경의를 표한다"며 "SPC그룹은 국내는 물론 해외 글로벌 사업을 통해서도 대한민국 대표 식품기업으로서 국민의 사랑과 신뢰를 받을 수 있도록 '바른 경영'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허 회장은 무죄 선고 직후 이어진 취재진의 질문에 "수고하셨다"고 대답하고 법원을 나섰다.
앞서 SPC는 2008년 파리크라상, 샤니 등 계열사를 통해 밀가루 제조사 밀다원을 인수했다. 이후 2011년 12월 28일 SPC삼립이 계열사 보유 밀다원 주식을 사들이는 방식으로 지배 구조를 개편했다. 2012년 1월 시행을 앞둔 개정 상속세와 증여세법에 따라 지분 구조 상 SPC삼립을 경유한 공급 경로가 일감 몰아주기 증여세 부과대상에 해당할 수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검찰은 이 과정에서 SPC삼립이 밀다원의 주식을 취득가(2008년 3038원)나 직전 연도 평가액(1180원)보다 현저히 낮은 255원으로 평가한 점이 배임에 해당한다고 판단해 기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