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 후원금 약 6억6000만 달러
내달 경기에서 첫 행보 공개될 듯
골프계의 살아있는 전설 타이거 우즈(48)와 글로벌 스포츠 브랜드 나이키가 27년 넘게 이어온 동행에 마침표를 찍었다.
8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우즈는 이날 자신의 엑스(Xㆍ옛 트위터)에 올린 성명에서 “27년 전 세계에서 가장 상징적인 브랜드 중 하나와 파트너십을 맺게 된 것은 행운이었다”면서 감사와 함께 후원 계약 종료를 공식적으로 밝혔다.
나이키도 이날 소셜미디어에 우즈가 빨간색 나이키 상의를 입고 트레이드 마크인 오른 주먹을 쥐고 앞뒤로 흔드는 이른바 ‘주먹 펌프’ 세리모니를 하는 모습의 사진과 함께 “정말 멋진 라운드였어요. 타이거”라는 글을 게시해 우즈와의 이별을 공식화했다.
나이키는 “파트너십을 맺는 동안 전 세계와 함께 우즈가 골프 스포츠를 재정의했을 뿐만 아니라 모든 스포츠의 장벽을 무너뜨리는 여정을 목격했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우즈는 1996년 8월 프로 무대에 데뷔할 때부터 작년 말까지 나이키의 간판 골프 모델로서 27년간의 인연을 유지하면서 총 6억6000만 달러(약 8700억 원) 규모의 후원 계약을 체결했다.
첫 계약은 5년간 4000만 달러로 당시로는 천문학적인 금액이었다. 이후에도 후원금은 엄청나게 불어났다. 2번째 계약을 맺은 2001년에는 5년간 1억 달러로 역대 운동선수 중 최고액을 기록했다. 2006년에는 8년간 3억2000만 달러, 마지막인 2013년에는 10년간 계약 규모가 2억 달러에 달했다.
우즈는 나이키의 골프 시장 개척에 가장 크게 기여한 선수로 꼽힌다. 나이키도 우즈에 특별한 신뢰를 보였다. 2009년 우즈의 혼외정사 보도로 인해 많은 주요 기업들이 우즈와의 광고 계약을 종료했지만 나이키는 유지했다.
다만 우즈의 부진과 함께 나이키의 골프 사업도 쇠락했다. 나이키는 한때 골프 클럽과 공, 가방도 생산했지만, 2016년 장비 사업에서 철수하고 지금은 의류만 생산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나이키가 아예 골프 사업을 접을 수도 있다고 보고 있다.
우즈의 향후 행보는 다음 달 알게 될 전망이다. 2021년 자동차 사고로 인한 부상 공백기를 마치고 지난달 대회에 복귀한 우즈는 “LA에서 만나요!”로 말을 마무리하며 내달 15~18일 로스앤젤레스(LA) 인근 리비에라 컨트리클럽에서 열리는 미국프로골프(PGA)투어 제네시스 인비테이셔널에 출전할 계획임을 시사했다. 우즈의 에이전트인 마크 스타인버그는 “우즈가 새로운 계약을 준비 중이며 흥미로운 발표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으로 이번 나이키와 우즈의 후원 계약 종료는 젊은 운동선수들이 스포츠 브랜드와 전통적인 보증 계약 대신 지분과 더 긴 계약 기간을 요구하는 트렌드를 보여준다고 블룸버그는 분석했다.
미식축구선수 크리스찬 맥카프리, 미국여자프로농구(WNBA) 간판스타인 사브리나 이오네스쿠 등은 글로벌 탄산음료 기업 코카콜라의 스포츠 드링크 제조업체인 ‘바디아머’의 지분을 취득했다. 미국프로농구(NBA) 농구 스타인 르브론 제임스와 케빈 듀란트는 각각 2015년과 작년 4월에 나이키와 평생 계약을 맺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