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중국 희토류 공급망 구축 첩첩산중…도마뱀까지 복병으로 등장

입력 2023-12-23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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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전 세계 희토류 생산량 90% 이상 차지
희귀 동물 보호ㆍ방사성 물질 분리 등 온갖 난관

▲출처 게티이미지
▲출처 게티이미지
미국과 유럽 기업들이 스마트폰, 전기차, 제트 전투기, 풍력터빈 등 제조에 필수적인 희토류를 조달하기 위한 탈중국 글로벌 공급망 구축을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희귀 동물 보호 이슈, 방사성 오염 모래 등 예상치 못한 온갖 장애물에 맞닥뜨리며 희토류 시장에서 중국의 지배력을 깨는 것이 만만치 않은 과제임을 실감하고 있다고 최근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중국은 전 세계 희토류 채굴의 3분의 2가 이뤄지는 국가다. 또 중국은 희토류 자석의 90% 이상을 생산한다.

중국은 수십 년 동안 희토류를 만드는 과정의 모든 단계를 지배해 왔다. 미국과 호주는 희토류를 채굴하지만 대규모로 가공은 못한다. 말레이시아는 광석을 가공할 수는 있지만 자석을 만들지는 못한다. 일본은 희토류를 만들기는 하지만 광산이 없다.

최근 더 많은 비용을 지불하더라도 중국을 배제하고 생산된 희토류를 구매하려는 서방의 자동차 제조업체들과 방위산업 기업들이 등장하고 있다. 이에 미주와 유럽을 중심으로 새로운 자석 공급망을 구축하려려는 노력이 단행되고 있다.

런던에 본사를 둔 시장정보제공업체 ‘프로젝트 블루’의 데이비드 메리먼 리서치 이사는 “분산된 희토류 공급망을 우호적인 국가 간에 구축하는 것이 가장 가능성이 높은 방법”이라며 “여기서 강조하고 싶은 점은 중국이 희토류 생산에서 매우 앞서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메리먼 이사는 또 “서방 기업들은 희토류 생산에 대한 전문지식이 제한적이고, 희토류 공급망 구축 사업이 살아남을 수 있다고 금융기관들을 설득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서 “환경 요건이 까다로운 등 도전과제들이 많다”고 분석했다.

실제 호주 희토류 광산기업인 ASM은 호주 동부에 광산 부지를 보유하고 있지만 환경 규정에 따라 이 지역에 서식하는 다리가 없는 희귀 도마뱀을 먼저 옮겨야만 채굴을 할 수 있는 난관에 부딪혔다.

이에 ASM은 지렁이를 닮았으며 지하에 서식하는 6인치 도마뱀을 이전하기 위해 수년 전부터 기와 모양의 타일을 채굴장에 깔아 도마뱀들을 이전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 생태학자들의 권고에 따라 ASM은 도마뱀이 서식하던 광산 지역에서 다른 곳으로 이주할 수 있도록 10년을 기다리기로 했다. 현재는 희귀 도마뱀이 발견되지 않은 지역에서부터 채굴을 시작하기 위한 자금처를 물색하고 있는 상황이다.

ASM의 난관은 도마뱀뿐이 아니다. 원료 구매 계약을 체결한 베트남 회사의 설립자가 금융사기 협의로 체포돼 다른 국가로 조달을 물색하고 있다.

캐나다의 네오퍼포먼스머티리얼즈는 중국 이외의 지역에서 희토류 공급망을 구축하기 위해 노력하는 과정에서 희토류가 다량 매장돼 있는 미국 조지아주로 눈을 돌렸다. 하지만 조지아주의 모래에는 우라늄, 토륨 등 방사성 물질이 함유돼 있다.

희토류에서 방사성 광물을 걸러내고 난 뒤 이를 다시 버릴 수 없어 따로 처리해야 한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회사는 우라늄 생산업체 에너지퓨얼스와 손을 잡아서 복잡한 가공을 거쳐야 했다.

이것으로 끝이 아니다. 추출된 원료에는 다양한 종류의 희토류가 섞여 있어 이것도 분리할 필요가 있었다. 이에 회사는 수년 전 대륙 건너편에 있는 러시아 우라늄 공장을 개수한 희토류 분리 시설을 인수했다.

이것도 모자라 4월에는 영국의 다른 희토류 제조업체를 사들이고 나서야 서방 국가에서 처음으로 제대로 된 희토류 생산 체제를 갖출 수 있었다. 이 업체는 8월 에스토니아의 나르바 마을에 신규 희토류 공장을 착공하는 등 규모 확대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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