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Z세대, RMR 소비 견인
외식비 부담으로 편의점에서 간편식 수요가 늘고 있는 가운데 편의점업계가 레스토랑 간편식(RMR) 상품 구색 강화에 나섰다. RMR은 외식비 부담없이 저렴한 가격으로 유명 맛집의 메뉴를 즐길 수 있는 것이 특징인데, 연말 집에서 홈파티를 즐기는 소비 수요를 겨냥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14일 편의점업계에 따르면 이날 CU는 매콤쭈꾸미 냉삼 덮밥, 부대찌개 라면 등 RMR 상품 총 7종을 출시했다. CU는 신사동의 유명 고깃집 '꿉당'에서 운영하는 냉동삼겹살 브랜드 '후추네'와 의정부 부대찌개 맛집 '오뎅식당'과 협력했다.
CU는 2021년 3종의 RMR을 낸 데 이어 작년과 올해 각각 16종의 RMR을 내놨다. 올해 출시한 토끼정 RMR은 출시 한 달 만에 판매량 50만 개를 넘었고, 10월 리춘시장의 RMR도 출시 한 달 새 누적 판매량 55만 개를 돌파했다.
세븐일레븐은 올해에만 30여 종의 RMR을 내놓으며 상품 구색을 확대 중이다. 이달 세븐일레븐은 63빌딩 고급 중식 레스토랑 '백리향'과 손을 잡고 RMR 신제품 2종을 선보였다. 이에 앞서 올해 초에는 제주 맛집 '숙성도', 을지로 맛집 '촙촙' 등의 RMR 제품을 출시했다. 숙성도 RMR은 출시 2개월 만에 누적 판매 200만 개를 넘어서기도 했다.
GS25는 9월 용리단길 맛집 '효뜨'와 협업해 오픈런 시리즈 상품 소고기 쌀국수를 선보였다. 오픈런 시리즈는 GS25가 1월 론칭한 프리미엄 RMR 제품 라인이다. GS25는 오픈런 시리즈를 지속 출시, 프리미엄 RMR 상품 전략을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이마트24는 파우치형 RMR인 이지투쿡 알리오 올리오를 판매 중이다. 정통 이탈리안 레스토랑 ‘라쿠치아나’와 협업한 제품으로, 별도의 조리 과정 없이 전자레인지에 데우고 봉지 째 바로 먹을 수 있다.
이처럼 편의점업계가 RMR 상품을 확대하고 있는 배경은 고물가 상황 속에서 간편식 상품 매출이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세븐일레븐에 따르면 11월 기준 냉장밥 상품 가운데 RMR의 매출 비중은 50%에 달했다.
특히 RMR 소비를 주도하는 건 젊은 세대다. GS25의 프리미엄 RMR 상품인 오픈런 시리즈 판매 구성비를 살펴보면 10대 25.6%, 20대 33.1%, 30대 25.2%로 MZ세대가 80% 이상을 차지한다. 세븐일레븐에서도 RMR을 구매한 20~30대 고객 매출 비중이 일반 가정간편식(HMR) 상품 대비 약 15%포인트 더 높다.
편의점 업계는 외식비 부담으로 RMR을 찾는 수요가 더 커질 것으로 내다보고, 연말을 맞아 외식 대신 집에서 홈파티를 즐기는 고객을 잡겠다는 전략이다. 편의점업계 관계자는 “물가 상승으로 인한 외식비 부담으로 최근 편의점 RMR 상품에 대한 고객 수요가 더 커진 상황”이라면서 “유명 맛집과 협업해 RMR 구색을 확대하려는 편의점업계 움직임이 당분간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