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사, 제품군 다양화로 소비자 공략
경기 불황과 고물가로 인해 외식 소비가 줄어들면서 밀키트(Meal Kit)ㆍ가정간편식(HMR) 등 집밥을 대체할 식품류 판매가 조용히 늘고 있다. 내년에도 경기 둔화가 예상돼 이들 제품의 성장세는 꾸준히 증가할 전망이다.
5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올해 3분기 음식점·주점업 소매판매액지수(불변지수)는 113.7로 전년 동기보다 6% 감소했다. 올해 외식 물가가 치솟으면서 음식점·주점업 소매판매액지수는 2분기부터 전년 동기 대비 감소세로 전환했다. 외식산업경기동향지수도 올해 내내 내림세다. 올해 1분기 86.91에서 2분기 83.26, 3분기에는 79.42로 내려앉았기 때문이다. 이 지수는 기준점 100을 초과하면 성장, 100 미만은 위축을 의미한다.
반면 집밥 수요는 외식보다 늘어나는 추세다. 올해 7~9월 가계 월평균 식료품 지출액은 45만1000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약 2만5000원 증가했다. 이 기간 외식은 41만9000원으로 1만3000원 증가한 것과 비교하면 2배 가까이 증가한 금액이다.
시장조사업체 유로모니터는 국내 밀키트 시장 규모가 2021년 2587억 원에서 지난해 3400억 원으로 성장했고, 올해는 4300억 원으로 크게 증가하는 등 지속성장세라고 본다. 올해 유통업체들의 간편식 판매량을 봐도 매출이 크게 늘었다. GS샵은 올해 1~11월 TV홈쇼핑, 라이브 커머스, 모바일 앱의 판매 상품 데이터를 종합분석한 결과 여행· 뷰티·패션과 함께 집밥 관련 상품 구매가 늘었다고 밝혔다. 특히 갈비탕, 스테이크, 팔보채 등 HMR은 15%, 포장김치는 30% 각각 매출이 늘었다.
이마트의 경우 자체브랜드 피코크(PB)의 1만 원 미만 밀키트 4종이 10월 첫 출시 이후 한 달간 약 1만2000개 팔리며 인기를 끌었다. 또 밀키트, 냉장·냉동 간편식 1000여 종을 판매하는 홈플러스의 특화매장 ‘다이닝 스트리트’의 올해 매출은 전년 대비 15% 이상 성장했다. 편의점 이마트24도 올 상반기 밀키트 매출이 작년 동기 대비 585%이나 늘었다고 밝혔다.
밀키트·HMR를 제조판매하는 식품사들도 제품군을 다양화로 소비자를 공략하고 있다. CJ제일제당은 올해 신세계 유통3사와 밀키트 공동기획 신제품을 꾸준히 선보이고 있다. 밀키트 1위 업체 프레시지도 연말 홈파티족을 겨냥한 제품을 최근 출시했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간편식 매출이 크게 성장한 탓에 기저효과는 있지만, 관련 제품 매출은 꾸준히 늘고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