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붐이라는 새로운 수요 동인도 빠르게 부상”
WSJ는 “팬데믹(전염병 대유행)으로 수요가 줄고 엄청난 재고가 쌓이면서 메모리 반도체 가격은 지난해 정점에서 절반 넘게 떨어졌다”며 “그러나 마침내 완만하게 반등할 준비가 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그 배경으로는 반도체 제조사들의 생산량 축소와 이에 따른 재고 감소를 들었다. 앞서 노무라증권도 같은 이유로 4분기 D램과 낸드 가격이 모두 10~15% 상승할 것으로 내다봤다.
WSJ는 “이는 한국의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 같은 메모리 반도체 제조사들에 더 나은 미래를 뜻한다”며 “삼성전자의 3분기 실적은 스마트폰과 디스플레이가 이익 증가 상당 부분을 주도했겠지만, 메모리 사업 손실도 줄었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인공지능(AI) 붐에 따른 수혜도 예상했다. WSJ는 “메모리 반도체 가격은 감산으로 안정을 찾았지만, 수요는 여전히 매우 부진하고 단기적으로는 마진을 압박할 수 있다”며 “그러나 AI 붐이라는 새로운 수요 동인이 빠르게 나타나고 있다”고 짚었다.
실제로 엔비디아와 같은 AI 반도체 제조사들은 HBM이라 불리는 고대역폭 D램을 사용하고 있는데, 리서치업체 트렌드포스는 HBM의 세계 수요가 올해 전년 대비 60% 증가하고 내년에는 30% 더 성장할 것으로 예상했다.
WSJ는 “SK하이닉스는 현재 HBM 최첨단 기술을 보유한 유일한 곳이고, 삼성전자는 조만간 자체 개발한 HBM 반도체로 더 큰 파이를 잡기 시작할 것”이라며 “이들이 AI로부터 엔비디아만큼의 아드레날린을 내뿜지는 못하더라도 AI라는 초고속 열차 덕분에 함께 떠오르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