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싼 가격 탓에…출시 초기 반발도"
"남들이 따라할 '오감만족' 스테이크 만들고파"
“이름은 아웃백 ‘스테이크하우스’인데 부시맨 빵이 더 유명하더군요. 투움바 파스타, 오지치즈 후라이(감자칩)를 이길 스테이크를 만들고 싶었어요."
지글지글 불판 위에 구워지는 소리와 고소한 풍미의 스테이크를 들고 분주하게 움직이는 직원들. 아웃백 스테이크하우스(아웃백) 방문 고객이라면 누구나 익숙한 광경이다.
하지만 과거 아웃백은 스테이크하우스라는 상호명이 무색하게 투움바 파스타, 폭립 등이 대표 메뉴였다. 아웃백이 '스테이크 맛집'으로 인정받기 시작한 때는 ‘블랙라벨 스테이크’가 출시된 2014년부터다.
2005년 아웃백에 입사해 블랙라벨, 토마호크 스테이크를 개발한 김광중 메뉴개발팀 부장(프라임 셰프)은 최근 본지와 만나 "블랙라벨과 토마호크 이후 아웃백은 명실공히 스테이크하우스로 인정받게 됐다"며 "두 제품으로 아웃백은 브랜드의 방향성과 색깔을 바꾸게 됐고 프리미엄 다이닝 레스토랑으로 거듭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김 부장은 "블랙라벨을 개발하면서 가장 집중했던 점은 '오감'"이라며 "우선 그동안 쓰던 냉동육을 냉장육으로 바꿔 품질을 높였고 접시를 뜨겁게 데워 끝까지 따뜻하게 스테이크를 즐길 수 있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김 부장은 고객이 스테이크의 오감을 느낄 수 있도록 서빙 방식도 직접 고안했다. 그는 "메뉴개발팀에서 일하기 전 매장에서 서빙을 했던 경험이 도움이 됐다"며 "블랙라벨 스테이크는 일부러 매장을 한 바퀴 빙돌아 서빙하도록 했다"고 말했다. 매장을 돌아도 데운 접시 덕에 스테이크가 계속해서 따뜻하다는 점을 알리기 위해서였다.
김 부장은 "스테이크를 시키지 않은 손님에게 소리와 냄새로 홍보하자는 목적도 있었다"며 "아웃백에 오지 않는 손님보다는 한번 와본 손님에게 홍보하는 게 더 효과적일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블랙라벨 성공까지 난제도 많았다. 달군 접시에 스테이크를 담아 내놓아야 하는 번거로운 방식 탓에 현장 영업직들의 반대도 심했다. 달군 접시가 손님 테이블에서 깨질 수 있어 위험하고 세척이 어려운 단점도 있었다. 이에 접시를 닦는 방법까지 개발해야 했다.
블랙라벨의 성공 후 선보인 토마호크도 아웃백 대표 메뉴로 자리잡기까지 우여곡절이 있었다. 그는 "토마호크의 경우 일부 호텔 레스토랑에서 팔긴 했지만 아웃백에서 선보인 이후 대중화된 스테이크 부위"라며 "우리나라 사람들이 좋아하는 꽃등심에 갈비가 붙은 부위여서 선택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모양도 신기하게 생겨서 화제가 될 것이라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뼈가 붙어있는 탓에 굽는 데 시간이 오래 걸려 조리하기에 적당한 두께를 찾는 것부터 고민은 컸다. 김 부장은 "제품 두께마다 쿠킹 타임을 일일이 체크하면서 최적을 찾는 데 2년이 걸렸다"며 "개발비도 억 단위 넘게 들었다. 당시 고기 납품하는 곳에서 '얼마나 더 많은 소를 죽일 생각이냐'라고 우스갯소리를 할 정도였다"고 회상했다.
토마호크 개발에 성공했지만 비싼 가격이 발목을 잡았다. 김 부장은 "출시 후 하루에 각 점포에 2개씩만 팔았는데 점점 인기가 많아져서 주문량이 늘게 됐다"며 "한정판 전략이 통한 것"이라고 했다.
올해 또 다른 신메뉴 '본앤본 프레스티지 스테이크'를 선보인 김 부장은 아웃백이 스테이크하우스로서 명성이 계속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그는 "부시맨 브레드, 투움바, 오지치즈를 이길 스테이크를 만들고 싶었는데 어느 정도 성공한 것 같다"며 "오감으로 즐길 수 있는, 남들이 따라 하는 스테이크를 앞으로 계속 만들고 싶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