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페이 모델’, 중국 경제 새 기적 창출…모방 어려운 것 최대 문제

입력 2023-08-06 15:03
  • 가장작게

  • 작게

  • 기본

  • 크게

  • 가장크게

허페이 경제성장률 10년간 연평균 8% 이상
주민 가처분 소득, 다른 도시 평균 웃돌아
중국과학기술대 기반에 둔 인재 풀 확보
지방정부, 산학교류 장려, 투자은행 역할 등
과감함 필요, 충성심 요구하는 시진핑 스타일과 달라

과거 낙후된 내륙 지방이던 안후이성의 성도 ‘허페이’가 최근 빛을 잃은 중국 경제에 새로운 희망이 되고 있다. 불과 10여 년 전만 해도 중국에서 가장 후진적이고 가난한 도시였던 허페이는 이제 새로운 경제 기적을 창출하는 지역으로 부상했다.

5일(현지시간) 영국 주간 이코노미스트에 따르면 허페이의 경제성장률은 2012년부터 지난해까지 10년간 연평균 8% 이상을 기록했다. 그 결과 허페이 주민의 가처분 소득은 중국 도시 평균을 크게 웃돌고 있다.

이러한 배경엔 지방정부 투자와 민간기업의 독특한 조합인 ‘허페이 모델’이 성공 비결로 꼽힌다. 현재 허페이 정부는 고급 제조업과 전기자동차, 생명공학, 반도체 등 전략적 신흥산업을 공격적으로 육성하고 있다. 이들 산업은 2013년만 해도 허페이 전체 산업생산의 27% 미만을 차지했지만, 지금은 56% 이상을 책임지고 있다.

허페이 모델의 첫 번째 특징은 고등교육을 받고 동기부여가 충분한 인재 풀이다. 상하이로부터 약 470km 떨어진 허페이는 1990년대 이른바 ‘양쯔강 삼각주’의 붐을 놓쳤다. 삼각주 안에 들어간 지역들은 대외개방과 고품질 발전을 모토로 급성장했지만, 허페이는 그러지 못했다. 그러나 문화대혁명 기간인 1970년 베이징을 떠나 허페이에 정착했던 중국과학기술대(USTC)가 고급 인재 배출의 요람이 됐다. 학자를 겨냥한 정치적 폭력으로 인력과 장비를 절반 이상 잃었던 USTC는 이제 중국 과학의 중심으로 화려하게 부활했다.

▲중국 허페이의 니오 공장에서 지난해 8월 28일 노동자가 전기자동차 생산라인을 살피고 있다. 허페이(중국)/로이터연합뉴스
▲중국 허페이의 니오 공장에서 지난해 8월 28일 노동자가 전기자동차 생산라인을 살피고 있다. 허페이(중국)/로이터연합뉴스
두 번째 특징은 산학교류를 장려하는 지방정부 정책이다. 허페이 당국은 관공서와 대학, 기업 간 교류를 적극적으로 추진해 신뢰와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데 성공했다. 허페이 기업인들은 특정 사안과 관련해 지방정부 관리들과 심도 있는 대화를 하는 데 어려움을 겪지 않는 것으로 전해진다.

세 번째는 최첨단 산업 분야에서 정부가 고위 관리를 ‘체인 보스’로 지정해 기업의 큰 그림을 감독하고 지원하게 하는 독특한 시스템이다. 허페이 정부는 반도체와 전기차, 양자과학, 생명공학 등 12개 산업 분야에서 기업 그룹을 만들었고, 체인 보스들은 각자 맡은 분야에서 공급망 정보를 기업들에 공유해 병목 현상을 막고 있다.

마지막은 유망 기업들에 지방정부 자금을 투입하는 데 초점을 맞추는 ‘투자은행 같은 정부’다. 세계 다른 도시들이 인프라를 구축하고 저소득층을 지원하는 동안 허페이는 가능성 있는 기업을 물색해 자금을 대는 데 총력을 기울인다고 이코노미스트는 설명했다.

저품질 성장에서 벗어나 첨단산업을 통해 도약하는 허페이의 성공은 시진핑 국가주석이 그려가는 중국의 미래와 일치한다. 다만 가장 큰 문제는 중국의 나머지 지역이 허페이 모델을 따르기가 매우 어렵다는 것이다. 기본적으로 시 주석은 당 간부와 관료들에게 충성심과 긴축을 요구하지만, 허페이 모델은 과감함과 대담함을 기반에 둔다. 이런 이유로 지방정부에 자유롭게 실패할 자유가 주어지지 않는 한 다른 도시에선 허페이 모델이 절대 성공할 수 없다고 이코노미스트는 지적했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 뉴스

  • '20년 째 공회전' 허울 뿐인 아시아 금융허브의 꿈 [외국 금융사 脫코리아]
  • 단독 "한 번 뗄 때마다 수 백만원 수령 가능" 가짜 용종 보험사기 기승
  • 8만 달러 터치한 비트코인, 연내 '10만 달러'도 넘보나 [Bit코인]
  • '11월 11일 빼빼로데이', 빼빼로 과자 선물 유래는?
  • 환자복도 없던 우즈베크에 ‘한국식 병원’ 우뚝…“사람 살리는 병원” [르포]
  • 100일 넘긴 배달앱 수수료 합의, 오늘이 최대 분수령
  • '누누티비'ㆍ'티비위키'ㆍ'오케이툰' 운영자 검거 성공
  • 수능 D-3 문답지 배부 시작...전국 85개 시험지구로
  • 오늘의 상승종목

  • 11.11 11:28 실시간

실시간 암호화폐 시세

  • 종목
  • 현재가(원)
  • 변동률
    • 비트코인
    • 113,697,000
    • +5.79%
    • 이더리움
    • 4,481,000
    • +2.59%
    • 비트코인 캐시
    • 628,500
    • +12.63%
    • 리플
    • 832
    • +5.05%
    • 솔라나
    • 294,900
    • +5.25%
    • 에이다
    • 836
    • +15.47%
    • 이오스
    • 815
    • +18.8%
    • 트론
    • 231
    • +2.67%
    • 스텔라루멘
    • 154
    • +6.94%
    • 비트코인에스브이
    • 86,700
    • +13.33%
    • 체인링크
    • 20,270
    • +4.16%
    • 샌드박스
    • 421
    • +10.21%
* 24시간 변동률 기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