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국장→부원장보 수순 통상적…검사국장 승진은 검찰 출신 원장 ‘의중’ 해석
금융감독원은 부원장보 3명을 임명하고 기존 부원장보 3명을 이동 배치하는 임원 인사를 단행했다고 11일 밝혔다. 은행 직무에 박충현 현 은행검사1국장을, 금융투자에 황선오 현 자본시장감독국장을, 소비자 권익보호에 김준환 현 은행감독국장을 각각 임명했다. 기존 해당 직무를 담당하던 김영주 부원장보와 김정태 부원장보, 김범준 부원장보는 각각 기획·경영, 공시조사 및 소비자 피해예방 담당으로 이동 배치했다.
시장에서는 금융투자 부원장보와 공시조사 부원장보 인사를 주목하고 있다. 통상적으로 선임이 금융투자 부원장보를, 후임이 공시조사 부원장보를 각각 맡았다. 이번 임원 인사에서는 관례를 깨고 후배인 황선오 부원장보가 금융투자 부문을 담당한다. 공시조사를 맡은 김정태 부원장보(증권감독원 1995년 입사)가 황선오 부원장보(증권감독원 1996년 입사) 1년 선배다. (관련 기사 6월 14일자 금감원, 금융투자부문 임원 인사 결과 이목…관례 vs. 경력 두고 ‘고민’)
금감원은 최근 불공정거래 척결을 강조하며 조사국 조직을 강화했다. 조사국 강화와 담당 부원장보의 경력을 고려했을 때 이례적인 인사 결과가 나왔다는 분석이 나온다. 김 부원장보(증권감독원 1995년 입사)가 황 국장(증권감독원 1996년 입사) 1년 선배다. 금감원은 공시조사 조직을 조사1·2·3국 체제로 전환하면서 조사를 담당하는 전담인력을 기존 45명에서 69명으로 24명을 늘리기로 했다.
은행 부원장보 인사 역시 관례를 깬 의외 인사로 평가되고 있다. 통상적으로 은행감독국장이 은행 담당 부원장보를 담당하는 수순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번에는 은행검사1국장이 은행 담당 부원장보를 맡은 것이다. 박충현 부원장보는 1996년 신용관리기금에 입사했으며, 일반은행검사국 검사1팀장·부국장·일반은행검사국장 등을 역임했다. 이는 검찰 출신인 이복현 금감원장의 의중이 반영된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감독보다 조사·검사에 비중을 두고 있다는 메시지로 볼 수 있다는 것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통상적으로 알고 있는 금감원 임원 인사 수순에서 벗어난 의외 인사를 실시한 것으로 비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