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부터 이마트의 일부 매장에선 재사용 가능한 장바구니를 자동으로 회수하고 보증료를 환급하는 무인수거기를 운영 중이다. 일회용 봉투를 줄이려는 노력으로 재사용 장바구니를 도입한 후 반환·환급 절차가 번거롭다는 소비자들의 의견을 반영한 것이다. 이런 노력의 뒤에 친환경 스타트업 오이스터에이블이 있었다.
11일 배태관<사진> 오이스터에이블 대표는 “따로 영업한 것이 아니라 다회용 컵을 시범 운영하는 스타벅스의 사례를 보고 먼저 찾아와 관련 제품 개발이 이뤄진 것”이라며 “입소문이 퍼지면서 이런 식의 인바운드 형태 사업이 계속된다”고 말했다.
오이스터에이블은 캔과 페트병, 플라스틱 용기 등을 무인으로 회수해 포인트를 지급하는 서비스 ‘오늘의 분리수거’를 운영하는 5년 차 신생기업이다. 오늘의 분리수거 월 활성 이용자는 1만5000명, 누적 가입자는 8만 명이다. 의식 있는 시민들과 환경단체, 기업 관계자들이 환경을 지키려는 노력에 동기부여를 하는 인프라를 구축하는 게 주요 사업이다. 캔이나 병과 같은 재활용 가능 용기 무인회수기를 공급하는데, 총 755여 대를 공급했다.
해를 거듭할수록 환경 문제에 관심이 높아지는 만큼 사용자 수도 꾸준히 증가 중이라고 한다. 쓰레기 분리수거나 재사용 컵을 사용하는 사람들이 주목받지 못하는 것을 아쉬워 한 배 대표는 좋은 일을 한 이들이 자부심을 느낄 수 있도록 적절한 보상을 주고자 했다.
그는 “집에서 재활용을 잘해도 알려지지도 않고 칭찬하는 이도 없는 것이 현실”이라며 “이런 노력에 보상을 줘 계속 선행을 유도하는 취지에 많은 시민과 기업 관계자가 공감하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오이스터에이블이란 독특한 사명도 숨은 노력을 밝히기 위해서라고 했다. 배 대표는 “오이스터에이블이란 사명은 굴(오이스터)속의 진주처럼 숨겨진 가치를 빛나게 만드는 사람들의 노력을 의미한다”며 “평소 굴국밥을 좋아해서 뜻을 찾아보던 중 떠오른 생각”이라고 설명했다.
오이스터에이블의 수익은 기업과 정부, 지자체 등 각종 단체의 환경이나 마케팅 예산을 통해서 나온다. 환경을 지킨다는 캠페인보다 진정성 측면에서 더 이익과 혜택을 가져올 수 있다는 게 배 대표의 생각이다.
그는 “폐기물의 가치가 워낙 낮아서 보상금액이 낮다”며 “폐기물은 소비재를 만든 기업들의 활동에서 나온 것인데, 자신들이 만든 폐기물이나 포장지를 잘 버리는 소비자에게 보상을 돌려주게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규모가 큰 기업들에 ESG(환경·사회·지배구조)는 필수가 됐다. 소비재를 만드는 기업이 ‘오늘의 분리수거’를 도입하면 환경과 사회공헌 두 가지를 동시에 하는 효과를 볼 수 있다.
오이스터에이블은 다회용기 무인회수기로도 잘 알려져 있다. 스타벅스는 일부 매장에서 다회용 컵을 자동으로 회수하는 기기를 운영하고 있다. 아직은 비용 구조 면에서 규모의 경제가 나올 정도 확산이 안 돼 있는 현실적 어려움도 있다고 한다.
그는 “일회용 컵 보증금 제도를 전국적으로 해야 하는데 아직 세종과 제주에서만 한다”며 “그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7월 더 빠르게 할 수 있는 서비스를 시작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오이스터에이블은 시민들의 노력을 빛내줄 기업들의 참여를 기다리고 있다. 배 대표는 “일회용 컵보다 다회용기가 초기에 비용적으로 더 들어가지만, 탄소세는 지금 기업이 투자하지 않으면 나중에 더 큰 부채로 돌아온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