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진 환경부 장관 "물 안보는 남북 협력에만 의존하면 안 돼…자체 확보해야"

입력 2023-05-09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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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남댐·필승교 찾아 임진강 유역 홍수 대응 준비 점검

▲지난해 6월 28일 장마전선 영향으로 북한 지역에 집중호우가 지속되는 가운데 경기도 연천군 군남홍수조절댐에서 주민들이 방류되는 임진강 상류의 물을 바라보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지난해 6월 28일 장마전선 영향으로 북한 지역에 집중호우가 지속되는 가운데 경기도 연천군 군남홍수조절댐에서 주민들이 방류되는 임진강 상류의 물을 바라보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한화진 환경부 장관이 임진강을 찾아 북한의 무단 방류에 따른 피해 예방을 위해 물 안보의 자체 확보를 강조했다.

9일 환경부에 따르면 한 장관은 전날 오후 경기 연천군에 있는 군남댐과 필승교를 찾아 임진강 유역의 홍수 대응 준비 상황을 점검했다.

앞서 2009년 북한의 황강댐 무단 방류로 야영객 6명이 숨지는 사고가 발생하자 남북은 그해 10월 임진강 수해 방지 실무접촉을 통해 댐 방류 때는 사전에 통보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 그러나 북한은 남북 관계가 경색된 2013년 이후 단 한 번도 이를 지킨 적이 없다.

이명박 정부 때인 2009년, 박근혜 정부 때인 2015년, 문재인 정부 때인 2020년 북한은 통보 없이 황강댐 수문을 열었다. 이때마다 임진강 수위가 급상승해 주민들이 긴급대피했다.

지난해 역시 7월 1일 정부가 무단 방류에 따른 유감을 표명하기도 했다. 당시 통일부는 "북한 지역 호우로 인해 북한은 최근 황강댐 수문을 개방한 것으로 추정한다"라며 "현재까지 우리 측에게 아무런 통보나 우리 측 요구에 대한 입장을 밝히지 않는 것에 대해 유감스럽다"고 밝힌 바 있다.

이는 남북 공유하천에서의 물 안보를 남북 협력에만 의존할 수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제 정부는 여름철 홍수와 북한의 무단 방류에 대비한 대응 체계를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한 장관은 군남댐 현장에서 올해 임진강 유역 홍수 대응 계획에 대해 보고받고, 남측 최북단에 있는 필승교 횡산수위국(한강홍수통제소 관할)을 찾아 시설 운영 상황을 살펴봤다.

군남댐은 북측 댐의 무단 방류에 따른 임진강 홍수 피해를 방지할 목적으로 만들어졌다. 필승교 수위국은 북한 댐 방류 여부를 가장 먼저 감지할 수 있는 곳으로, 급격한 수위 상승에 대비해 24시간 감시 체제를 가동 중이다.

임진강은 유역의 절반 이상이 북한에 있는 남북 공유하천으로 북측 댐 방류로 인한 피해를 줄이기 위해 정부는 고해상도 위성영상 등을 활용해 북측 댐 상황을 면밀하게 감시하고 있다.

특히, 환경부는 올해부터 북한 주요댐 위성영상 촬영 주기를 1일 1회에서 2회 이상으로 단축해 접경지역 안전을 강화했다.

한 장관은 군남댐과 필승교 방문에 이어 연천군 주민과 간담회를 갖고 임진강 유역 위기 경보 체계에 대한 의견을 들었다.

간담회에 참석한 주민들은 위기 경보 체계 필요성에 공감하지만, 잦은 경보발령으로 겪는 불편함을 개선해 줄 것을 건의했다.

이에 환경부는 주민의 불편함을 파악하고 주민들의 안전이 보장되는 선에서 올해 안에 개선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한 장관은 "임진강·북한강 등 남북 공유하천의 하류 지역의 물 안보는 남북 협력에만 의존해서는 안 되며 자체적으로 확보해야 한다"라며 "안전에 있어서는 지나칠 정도의 대응이 필요하다는 원칙 아래 북측댐 방류 상황을 면밀하게 감시하고 관계기관 간 협업체계를 강화하는 등 철저하게 여름철 홍수를 대비하겠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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