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휠도, 페달도 없는 자동차, 운전자가 없는 운전석. 운전을 하지 않아도 알아서 가는 차량. 비상시에도 사람이 개입 없이 차량 스스로 위험 상황을 인지하는 자동화.'
현대차를 비롯해 국내·외 주요 자동차 회사가 힘을 쏟는 '레벨4 자율주행 자동차'의 특징이다. 완전자율주행 자동차에 가깝다. 현재 국내에 상용화된 자율주행 자동차는 레벨2 또는 레벨 2.5로 최근 레벨3 기술을 장착한 자율주행 자동차의 출시가 임박했다. 레벨4 자율주행 자동차는 기술 개발 중이지만, 아직은 갈 길이 멀다.
레벨4 자율주행 자동차를 2027년까지 상용화한다는 야심찬 계획을 세운 국내 공기업이 있다. 한국산업기술시험원(KTL)이다.
KTL은 정부가 지정한 BIG3(시스템 반도체, 바이오·헬스, 미래차) 중 하나인 미래차 산업의 핵심인 자율주행기술 개발 지원에 집중하고 있다. 1조 1000억 원 규모의 예산을 투입해 세계 최초로 레벨4 자율주행 자동차를 상용화하겠다는 목표를 정했다.
자율주행차 산업의 핵심은 IT 부품 기술 개발이다. KTL은 IT 부품 기능의 안전성과 성능, 신뢰성 확보를 위한 국내 유일의 공공종합시험인증기관 자율주행기술센터를 보유하고 있다.
KTL 자율주행기술연구센터는 △ADAS용 ECU 검증을 위한 시험평가 지원 △자율주행 안전성 검증을 위한 시나리오 기반 가상환경평가 체계 구축 △기능 안전 분야 국제표준화 활동 △자율주행 분야 주요 시험평가 장비 소개 등의 역할을 하고 있다.
2019년 12월 완성차 생산 글로벌 대기업 연구소와 자동차 소재·부품·제조 기업이 밀집한 경기도 화성에 IT 융합안전성평가시험소를 개소했다.
사업비만 299억 원이 들어간 대규모 연구소로 자동차와 반도체 공정 장비, 레저 선박 분야 IT 융합 제품의 기능 안전과 신뢰성 평가를 지원한다. 화성시 동탄 일반산업단지 화성 시민안전교육센터 내에 있으며 총면적 1659㎡로 지상 1층, 지상 2층의 규모다.
KTL은 시험소 등을 통해 미래차 산업 분야에 대한 시험평가 기술 지원에 올인하고 있다. 총 30여 종의 최첨단 장비와 인프라를 통해 미래차 산업 분야에 대한 시험평가 기술지원을 선도하고 있다.
최근 자율주행 인지판단 모델을 개발한 기업은 성능 안전에 대한 국제 요구사항을 충족하기 위해 KTL 자율주행기술센터를 활용했다. 관련 기술 자문이 가능한 기관이 마땅치 않은 상황에서 KTL 덕에 기업 기술 경쟁력을 높일 수 있었다.
KTL 자율주행기술센터는 국제 수준의 성능안전 평가에 필요한 가상평가 방법과 국제표준 현황에 대한 기술지도 서비스를 해당 기업에 제공해 평가기술을 마련하도록 도왔다.
최근에는 산업통상자원부 산업혁신기반구축 사업의 자동차 분야에서 '자율주행차 부품 협력 기업 지원을 위한 OEM(주문자가 요구하는 제품과 상표명으로 완제품을 생산하는 것) 실증 클러스터 구축 사업'을 통해 부품과 시스템 개발 지원 확대에 나섰다.
이를 위해 화성에 있는 홍익대 4차 산업혁명 캠퍼스 내에 신규 시험소를 구축하기로 했다. 2023년 개소 목표다. 총 사업비 168억 원을 들여 자율주행 시스템과 센서부품 개발기업을 대상으로 안전성과 신뢰성 검증, 시험평가를 지원한다.
아울러 국가기술표준원의 '자동차 사고 영상 표준형식 저장을 위한 데이터 플랫폼 구축 사업'도 진행 중이다. 블랙박스에서 촬영된 사고 영상을 토대로 가상 환경에서 사고 시나리오를 개발하는 방식이다. 자율주행차 산업 활성화를 위해 AI 학습과 검증에 필요한 데이터를 구축하는 것이다.
도경훈 KTL 자율주행기술센터장은 "자율주행차의 기능 안전 및 성능 안전을 검증하기 위해 가상환경 기반의 자율주행 복합 시나리오 평가가 매우 중요한 사안"이라며 "이를 위해 KTL 56년의 기술 노하우와 경험을 바탕으로 엔지니어링 토탈(Total) 시험인증 서비스를 국내 기업에 제공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또 "자동차 부품 산업 생태계 활성화 및 차세대 미래 자율주행차 기술발전에 KTL이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