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스크 “트위터는 인류에 중요한 디지털 광장, 신뢰 높일 것”
가상자산 도지코인도 27% 폭등하며 축포
트위터서 쫓겨난 트럼프 “머스크 좋지만 안 돌아간다”
상장사 트위터가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의 품에 들어가면서 비상장 개인회사로 탈바꿈한다. 이달 초 머스크가 트위터 지분 매입 소식을 발표하면서 시작된 인수·합병(M&A) 전쟁은 결국 머스크 CEO의 승리로 끝났다.
25일(현지시간) CNBC방송에 따르면 트위터 이사회는 보도자료를 통해 머스크 CEO와 총액 440억 달러(약 55조 원)에 인수 계약을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주당 처분액은 54.20달러로 책정됐다. 이는 머스크 CEO가 트위터 지분 9.2%를 매입했다고 공개하기 전 마지막 거래일인 1일 종가에 38%의 프리미엄을 얹은 것이다.
이사회는 “내부에서 만장일치로 거래를 승인했으며 주주와 규제 당국 승인, 관례적인 절차를 충족하면 연내 마무리될 것으로 예상한다”며 “거래가 완료되면 트위터는 개인 소유의 회사가 된다”고 설명했다. 이사회는 머스크 CEO의 제안에 따라 트위터를 뉴욕증시에서 상장 폐지하고 비상장사로 전환하기로 했다.
브렛 테일러 트위터 이사회 의장은 “이번 거래는 상당한 현금 프리미엄을 제공할 것이고 이게 주주들을 위한 최선의 길이라고 믿는다”며 투자자들에게 양해를 구했다.
트위터를 둘러싼 드라마가 머스크의 승리로 끝난 것이다. 앞서 머스크 CEO는 지분 매입 소식을 알린 후 트위터 이사회에 합류하기로 했다가 돌연 철회했다. 이후 트위터 정책에 쓴소리를 연거푸 뱉으며 이사회 동의 없이 인수를 강행하는 적대적 M&A를 시사했고, 그러자 이사회는 기존 주주에게 신주를 저가에 판매하는 포이즌필(독소조항) 카드로 맞섰다.
그랬던 이사회가 입장을 바꾼 것을 두고 전문가들은 최근 실적 부진을 이유로 꼽았다. 지난해 트위터가 2억2100만 달러에 달하는 순손실을 기록하는 등 부진한 탓에 머스크 CEO의 제안을 웃도는 수준의 조건을 제시한 다른 기업이 없었기 때문이다.
다만 트위터가 머스크 CEO의 인수 후에도 개인회사로 남지 않을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지난주 머스크 CEO가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트위터 인수 자금 조달 과정을 설명하면서 자기자본 210억 달러에 대한 상세 내역을 공개하지 않았는데, 이를 외부 주주 참여 가능성으로 바라보는 시선이 있다. 이에 대해 머스크 CEO는 아직 별다른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머스크는 성명에서 “표현의 자유는 민주주의가 작동하는 기반이며 트위터는 인류 미래에 관한 중요한 문제가 논의되는 디지털 광장”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새로운 기능을 통해 트위터를 개선하고 알고리즘을 오픈 소스로 만들어 신뢰를 높일 것”이라며 “스팸 봇을 물리치고 모든 사람을 인증하게 해 트위터를 어느 때보다 좋게 만들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최종 합의 소식에 트위터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5.66% 급등했다. 반면 테슬라 주가는 이날 기술주 대부분이 강세였던 것과 달리 0.70% 하락했다. 그간 머스크 CEO가 지원 사격해 온 가상자산(가상화폐) 도지코인도 이날 장중 한때 27% 폭등하며 소식을 반겼다.
한편 트위터에서 퇴출당했던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은 머스크의 트위터가 자신의 계정을 다시 살려줘도 돌아가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그는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머스크는 좋은 사람이기 때문에 그가 트위터를 인수하길 바라지만, 나는 트루스소셜에 남을 것”이라며 “향후 일주일 내에 공식적으로 트루스소셜에 합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트루스소셜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운영하는 트럼프미디어앤드테크놀로지그룹(TMTG)이 제작한 소셜미디어로, 2월 베타버전을 거쳐 지난달 공식 출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