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1세 백신 허가…전문가 “시기적으로 늦어…자율접종 맡겨야”

입력 2022-02-23 1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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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캘리포니아 새크라멘토의 한 병원에서 지난달 25일 10살 아이가 백신을 접종하고 있다. 새크라멘토/AP연합뉴스
▲미국 캘리포니아 새크라멘토의 한 병원에서 지난달 25일 10살 아이가 백신을 접종하고 있다. 새크라멘토/AP연합뉴스

방역당국이 5~11세용 화이자 백신을 품목 허가했다. 구체적인 접종 계획은 소아 중증화율과 오미크론 변이 유행 상황, 소아용 백신 도입 일정 등을 고려해 질병관리청이 별도로 발표하기로 했다. 다만,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치명력이 낮은 오미크론 변이가 이미 정점을 향해 치닫고 있어 시기상 늦었다는 평가와 함께 자율 접종에 맡겨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한국화이자제약이 수입품목으로 허가 신청한 5~11세용 코로나19 백신 ‘코미나티주0.1㎎/㎖(5-11세용)’를 23일 허가했다. 이번에 허가한 제제는 미국 화이자와 독일 바이오엔텍이 공동 개발하고 한국화이자제약이 수입하는 mRNA(메신저 리보핵산) 백신이다.

‘코미나티주0.1㎎/㎖(5-11세용)’는 3주 간격으로 2회 접종하게 된다. 다만, 중증의 면역 저하 어린이의 경우 2차 접종 후 4주 후에 3차 접종을 받을 수 있다. 화이자 백신은 미국과 유럽연합, 영국, 스위스, 호주, 캐나다 등 62개국에서 허가 또는 긴급사용승인 등을 받아 5~11세 어린이의 코로나 예방 목적으로 접종에 사용되고 있다. 이 중 코미나티주0.1㎎/㎖(5-11세용)’은 미국과 이스라엘, 스위스, 호주, 캐나다 등에서 허가 또는 긴급사용승인을 받아 5세∼11세 대상으로 접종에 사용 중이다.

박인숙 식약처 바이오생약심사부장은 “오미크론 확산으로 확진자가 증가하는 상황에서 어린이의 코로나19 예방 및 중증으로 악화를 방지할 수 있는 첫 백신이라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고 말했다.

화이자 백신 소아 투여 안전할까…예방 효과는?

식약처는 5~11세에 대한 예방효과는 90.7%로 나타났다고 설명한다. 우한주와 델타변이주에 대한 면역반응 시험결과, 기초접종 후 1개월 시점에서 중화항체가 증가했다. 다만, 오미크론 변이에 대해서는 추가 접종이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 식약처는 보도자료를 통해 “성인 대상 추가접종 시에는 오미크론 변이 대응 중화항체가 증가한다는 개발사 발표를 볼 때 5∼11세 역시 추가접종 시에도 유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부작용에 대한 우려도 적은 것으로 보고 있다. 이날 식약처 브리핑에 참석한 최용준 고려대 교수는 “소아 대상 임상시험에서 국소 반응은 주사부위 통증과 발적, 종창 등이며, 전신반응은 피로, 두통, 근육통, 오한, 설사, 관절통, 구토 등”이라면서 “부분 경증∼중등증으로 1~3일 이내 소실됐고, 아나필락시스, 소아 다기관 염증증후군, 안면마비 등은 보고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미숙 경희대 의대 교수는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서 발표한 5∼11세 시판 후 안전성 정보를 볼 때도 870만 도즈 투여 후 이상반응 4249건이 보고됐는데 이 중 4149건(97.6%)은 중대하지 않은 반면 100건(2.4%)은 중대한 이상사례로 나타났다”면서 “중대한 이상으로 발열 29건, 구토 21건, 발작 10건, 흉통 12건, 트로포닌 상승 15건 등으로 중대하지 않은 반응이 대부분”이라고 말했다.

(사진제공=한국화이자 제공)
(사진제공=한국화이자 제공)

전문가 “부작용 미검증…자율 접종해야” vs “오미크론 대세 상황서 이미 늦었다”

식약처는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한 백신 접종의 필요성에 대해 강조하고 있다. 식약처 관계자는 “활동성이 높아 가정과 학교에서 다른 사람에게 전파할 수 있어, 어린이 코로나19 감염 및 중증질환을 예방하고 코로나19 확산을 방지하기 위해 백신 접종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다만 부작용이 검증되지 않은 만큼 자율 접종에 맡겨야 한다는 조언이 나온다. 현재 구체적인 도입 일정은 나오지 않은 상태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현재 오미크론이 유행하는 시점에서 백신을 맞아서는 예방이 힘들 뿐더러 아이들은 중증으로 가는 경우가 드물다”면서 “시기적으로 도움이 안되는 데다 장기적 부작용도 검증되지 않은 만큼 원하는 이들에 한해 자율 접종으로 가야할 것”이라고 봤다.

시기적으로 너무 늦은 조치라는 지적도 나온다. 김남수 식약처 과장은 “작년 12월부터 사전 검토 중이었지만 화이자의 허가 신청은 14일만에 허가한 것”이라고 설명한다. 다만 김우주 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품목 허가 후에도 질병청 심의를 거쳐야 하는 등 실제 접종까지는 갈 길이 멀다”면서 “지난해부터 이슈가 됐지만, 청소년 방역패스만 밀어부치다 너무 늦었다”고 지적했다.

한편 식약처는 화이자 백신 외에도 노바백스 백신도 소아청소년을 대상으로 허가를 내줄 가능성을 열어놓고 있다. 현재 노바백스 백신은 청소년(12∼17세) 대상 임상시험을 수행 중이며, 소아 대상으로 추가 임상 시험을 시작할 예정이다. 박인숙 식약처 바이오생약심사부장은 “현재 검토 중인 백신은 없지만, 허가 신청할 경우도 면밀히 검토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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