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당일 접종만 이뤄졌던 18세 이상 성인 미접종자를 대상으로 노바백스 백신에 대한 사전예약이 21일부터 시작됐습니다. 기존 mRNA(메신저 리보핵산) 계열 백신에 대한 불안감으로 접종을 회피해왔던 이들에게 대안이 생긴 것으로 미접종자 접종률 제고에 도움이 될지 관심이 모이는데요.
노바백스 백신은 국내에서 다섯 번째로 승인된 코로나19 백신으로, 방역 당국은 식품의약품안전처 품목 허가 사항에 따라 18세 이상 미접종자에 대한 1·2차 기본 접종으로 활용하고 있습니다. 성인 미접종자는 사전예약 홈페이지 등을 통해 예약할 수 있고, 홈페이지를 통한 대리예약 또는 전화예약도 가능합니다.
예약일 2주 이후부터 접종일 선택이 가능하며 2차 접종일은 1차 접종일로부터 3주 후로 자동 예약되며, 사전예약 완료자는 7일부터 전국 위탁의료기관 1만2900개소에서 예약일에 맞춰 접종을 받을 수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당일 접종도 가능해요. 카카오톡, 네이버를 통해 잔여 백신을 예약하거나 의료기관 확인 후 예비명단에 이름을 올리면 당일 접종을 받을 수 있습니다.
노바백스는 지난 14일부터 접종돼 일주일 만에 현재 총 3만8378명이 맞았는데요, 이 가운데 1차 접종자가 3만1077명으로 대다수를 차지할 정도로 그간 백신을 꺼려왔던 이들에게 높은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노바백스의 인기가 높은 이유는 뭘까요?
현재 국내에서 승인된 코로나19 백신은 화이자, 아스트라제네카, 모더나, 얀센 등 4개 제품입니다. 이중 mRNA 백신은 화이자와 모더나 제품이죠. 이들 제품은 스파이크 단백질을 만드는 방법이 담긴 mRNA를 인체에 주입해 우리 세포가 스스로 스파이크 단백질을 만들어내도록 해요. 몸 안에서 스파이크 단백질이 생산되면, 이를 대상으로 면역반응이 일어나는 원리입니다.
하지만 mRNA 기술이 적용된 것은 코로나19 백신이 처음이죠. 단기간 개발됐다는 점에서 부작용에 대한 우려가 적지 않습니다. ‘바이러스 벡터 백신’인 아스트라제네카, 얀센 제품은 인체에 무해한 바이러스에 스파이크 단백질 설계도를 담아 체내로 투입합니다.
이에 비해 노바백스 백신은 스파이크 단백질을 제작한 후 체내에 주사해 면역 반응을 유도하는 전통적인 단백질 재조합(항원 합성) 기술을 사용하죠. 독감과 B형간염, 자궁경부암 등 오랫동안 사용된 기술로 mRNA방식의 화이자나 모더나 백신과 달리 안정성이 입증돼 백신 미접종자들의 거부감이 적은 편입니다.
예방효과도 높습니다. 유럽의약품청(EMA)에 따르면 미국과 멕시코, 영국에서 4만5000명을 상대로 진행한 임상시험 결과, 코로나19 예방효능이 90%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됩니다.
접종 후에도 화이자나 모더나에 비해 덜 아프다는 반응이 대부분입니다. mRNA 백신의 경우 대부분의 접종자들이 팔 저림을 경험했고, 몸살 감기 등을 앓았습니다. 반면 온라인 커뮤니티에 실린 노바백스 백신 후기에는 화이자나 모더나보다 덜 아프고, 일반 독감 주사 맞은 느낌이 대부분이라는데요.
한 누리꾼은 “주사 넣을 때 따끔하고 팔 전체가 저리는 느낌이었지만, 맞은 직후 아무 느낌이 없었다”면서 “팔이 아주 조금 아픈 정도였다”고 후기를 남겼습니다. 또 다른 이는 “독감이나 B형감염 주사를 맞고 약간의 부작용이 있었던 적도 있지만, 다른 주사에 비해서는 아예 안맞은 느낌이다. 이틀 후에도 컨디션은 정상”이랍니다.
1·2차 접종 때 mRNA나 아스트라제네카, 얀센 백신을 맞았다면, 원칙적으로는 3차 접종 때 노바백스 백신을 맞을 수 없습니다. 하지만 예외적인 사유가 발생하면 교차 접종이 가능한데요. 1차로 모더나를 접종한 후 가슴통증을 겪고 2차를 노바백스로 맞은 한 누리꾼은 “팔 통증은 약 3분간 있었지만 금방 사그라들고, 접종 3시간 후 두통이 조금 있었고 별 다른 증상은 없었다”는 후기를 남겼습니다.
국내에서도 노바백스처럼 단백질 재조합을 활용한 코로나 백신을 개발하는 업체들이 있습니다. 식약처에 따르면 현재 국내에서는 총 8종의 코로나 백신이 개발 중인데 이중 대표적인 단백질 재조합 백신 제조사는 SK바이오사이언스와 HK이노엔, 유바이오로직스입니다.
SK바이오사이언스의 ‘GBP510’은 현재 임상 3상 중으로 코로나 백신 불모지인 우리나라에서 가장 강력한 국산 백신 1호로 꼽힙니다. 김강립 식약처장은 최근 세계보건기구(WHO) 집행이사회에 참석해 게브레에수스 사무총장을 만난 자리에서 ‘GBP510’가 한국 최초의 코로나19 백신이 될 것이라며 향후 긴급사용목록 등재를 신속히 처리해줄 것을 요청하기도 했죠.
이외에도 셀리드는 아스트라제네카와 얀센 제품과 같은 바이러스벡터 백신을 개발하고 있고, 제넥신과 진원생명과학은 바이러스 항원을 발현시킬 수 있는 DNA를 체내에 투여하는 DNA백신을 개발하고 있죠. 큐라티스와 아이진은 화이자·모더나와 같은 mRNA 백신을 개발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