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살아남는 CEO 누구?…연임·교체 여부 촉각

입력 2021-11-28 11:00 수정 2021-11-29 0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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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ㆍ신한금융ㆍ하이투자, CEO 임기 올해 말까지
미래에셋ㆍ한국투자ㆍNHㆍ메리츠ㆍ대신ㆍIBK 등 내년 3월
작년 이어 올해도 사상 최대 실적 행진…대다수 CEO 재신임 전망

▲(왼쪽부터) 박정림·김성현 KB증권 사장, 이영창 신한금융투자 사장, 김경규 하이투자증권 사장
▲(왼쪽부터) 박정림·김성현 KB증권 사장, 이영창 신한금융투자 사장, 김경규 하이투자증권 사장

올해 말부터 내년 초 사이 국내 주요 증권사 최고경영자(CEO)들의 임기가 만료된다. 증권사들이 작년에 이어 올해도 사상 최대 실적 행진을 이어가고 있어 대다수 CEO가 재신임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28일 이투데이가 취합한 국내 주요 증권사 14곳의 CEO 임기는 올해 말 또는 내년 3월까지인 것으로 나타났다. KB증권, 신한금융투자, 하이투자증권의 CEO 임기는 올해 말까지고, 미래에셋증권, 한국투자증권, NH투자증권, 메리츠증권, KTB증권, 대신증권, 교보증권, 이베스트투자증권 등의 CEO 임기는 내년 3월 말이다.

올해 CEO 임기가 만료되는 KB증권은 박정림, 김성현 사장의 두 번째 연임에 무게가 실린다. 이들은 2018년 각각 자산관리(WM), 기업금융(IB) 부문을 맡으면서 대표이사로 선임됐다.

두 대표는 지난해 라임자산운용 펀드 환매중단 사태와 관련 금융당국으로부터 징계를 통보받았지만, 연임에 성공한 바 있다. 현재 두 대표에 대한 징계 절차는 금융위원회 심의·의결만 남겨놓고 있지만, 최종 결정은 내년을 넘어서야 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연임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진 않을 전망이다.

특히, KB증권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뛰어난 실적을 거두면서 그룹 내 두 대표의 신임이 여전히 두텁다는 평가가 나온다. KB증권의 올해 3분기까지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7295억 원과 5474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65.05%, 58.57% 늘었다.

사모펀드 사태 이후 취임한 이영창 신한금융투자 사장은 올해 말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다. 이 사장은 사태 수습을 도맡아 오면서도 견조한 실적을 거둬 사실상 연임될 것으로 전망된다. 신한금융투자는 3분기 연결 기준 누적 당기순이익이 전년 대비 두 배 가까이 상승한 3675억 원을 기록했다. 사모펀드 사태에 대한 고객 보상금 829억 원이 나간 점을 고려해도 상당한 실적으로 평가받는다.

김경규 하이투자증권 사장의 임기도 올해 말 결정된다. 김 사장은 2018년 10월부터 하이투자증권 대표를 맡아오며, 지난해 말 연임에 성공했다. 하이투자증권이 DGB금융 품에 안긴 뒤 상당한 실적 개선이 이뤄지면서 김 사장이 또 한 번 연임하는 것 아니냐는 내부 관측도 나온다. 하이투자증권은 DBG금융에 인수된 직후인 2018년 2545억 원의 순영업수익을 달성, 2019년과 2020년 각각 2979억 원, 3775억 원으로 개선됐다.

▲(왼쪽부터) 최현만 미래에셋증권 수석부회장, 정일문 한국투자증권 사장, 정영채 NH투자증권 사장, 최희문 메리츠증권 사장, 오익근 대신증권 사장, 서병기 IBK투자증권 사장
▲(왼쪽부터) 최현만 미래에셋증권 수석부회장, 정일문 한국투자증권 사장, 정영채 NH투자증권 사장, 최희문 메리츠증권 사장, 오익근 대신증권 사장, 서병기 IBK투자증권 사장

내년 3월 임기가 만료되는 최현만 미래에셋증권 수석부회장은 최근 실시한 그룹 정기임원인사에서 자리를 지켰다. 지난해 사상 처음으로 연간 영업이익 1조 원을 넘어선 미래에셋증권은 올해 1조 원 중반대의 영업이익을 낼 것으로 예상된다. 증권사 중에 2년 연속 1조 원을 넘는 영업이익을 낸 곳은 미래에셋증권이 처음이다.

한국투자증권도 올해 3분기 누적 순이익이 작년 같은 기간보다 186.2% 늘어난 1조2043억 원으로 역대 최대를 기록하면서, 정일문 사장의 연임에 힘이 실린다.

정영채 NH투자증권 사장의 연임을 놓고선 증권 업계의 예상이 엇갈린다. 정 사장은 지난해 불거진 옵티머스 사태로 금감원 제재심에서 ‘문책 경고’ 처분을 받은았다. 정 사장은 지난달 국정감사에 참석해 “연임에 대해선 어떠한 생각도 갖고 있지 않다. 거취 문제는 대주주의 뜻에 따르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정 사장 징계에 대한 금융당국의 결정이 아직 남아 있어 경징계로 경감될 수도 있다. 또 NH투자증권 역시 3분기까지 1조 원이 넘는 영업이익을 거두며 호실적을 달성하며 정 사장의 잔류 가능성은 크다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2010년부터 12년 동안 회사를 이끌며 업계 최장수 CEO 반열에 오른 최희문 메리츠증권 부회장도 연임이 유력하다. 메리츠증권의 9월 말까지 누적 순이익은 5932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41.0% 증가하며 3분기 만에 지난해 순이익(5651억 원)을 뛰어넘었다.

오익근 대신증권 사장 역시 올해 역대급 실적으로 연임이 유력하다. 대신증권의 3분기 연결기준 누적 영업이익은 전년과 견줘 546.4% 오른 8184억 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당기순이익은 5794억 원으로 539.2% 올랐다.

서병기 IBK투자증권 사장도 연임 가능성이 조심스럽게 점쳐진다. 대표 선임은 기재부→IBK기업은행→IBK투자증권으로 이어지는 지분 관계 때문에 보통 윗선에서 결정하는 편이다. 임기 2년 후 1년 연장하는 사례도 2명이 있었던 점을 고려하면서 사장의 연임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서 사장은 여섯 번째 IBK투자증권 사장이다. 투자 전문가로 불리는 서 사장은 “자기자본 1조 원 달성”을 목표로 내건 바 있는데, 올 상반기 기준 IBK투자증권의 자본총계는 9933억 원으로 목표 달성에 청신호가 켜졌다.

이밖에 이병철 KTB증권 회장, 김원규 이베스트투자증권 사장, 임재택 한양증권 사장, 유창수·고경모 유진투자증권 사장 등이 내년 3월 임기만료를 앞두고 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국내 증권사들이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하면서 CEO들이 공로를 인정받는 분위기”며 “금리 인상과 박스권에 접어든 국내 지수 등 내년에도 불확실성이 큰 만큼 변화보다는 노련한 안정미를 갖춘 현 CEO들이 대거 유임될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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