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디슨모터스 컨소시엄이 쌍용자동차의 새 주인에 선정됐다. 유력한 인수 후보로 거론되던 이엘비앤티보다 자금 조달, 경영 정상화 능력을 인정받은 결과로 풀이된다.
20일 서울회생법원은 “쌍용차의 관리인 보고 평가 결과 이엘비앤티 컨소시엄은 자금조달 증빙이 부족해 평가에서 제외됐다”라며 사실상 쌍용차의 새 주인 후보가 에디슨모터스 컨소시엄으로 결정됐다고 밝혔다. 관리인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에디슨모터스를 선정해달라고 신청하면, 법원이 이를 판단해 허가하는 과정을 거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인수전은 에디슨모터스와 이엘비앤티 간 양강 구도로 진행됐다. 본입찰에서는 이엘비앤티가 5000억 원, 에디슨모터스가 2800억 원을 인수금액으로 적어냈다. 일각에서는 더 많은 인수금액을 써낸 이엘비앤티가 인수전에서 유리한 위치를 선점했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예상과 달리 서울회생법원은 에디슨모터스를 우선협상대상자로 선택했다. 입찰금액은 이엘비앤티가 앞섰지만, 에디슨모터스가 제출한 자금 조달 계획과 경영 정상화 계획 등이 더 신빙성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이엘비앤티의 자본금은 30억 원으로 지난해 매출이 1억 원도 채 안 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유력 투자자였던 HAAH오토모티브의 새 법인 카디널 원 모터스, 사모펀드 운용사 파빌리온PE 등과 손잡았지만, 구체적인 조달 계획은 밝혀지지 않았다. 미국 시장에 쌍용차를 수출하겠다는 계획 역시 가능성이 떨어지는 것으로 분석됐다.
에디슨모터스는 사모펀드 KCGI, 키스톤PE 등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도전장을 던졌다. 1톤 전기 트럭과 전기 저상버스를 판매 중인 에디슨모터스는 인수 후보 가운데 유일한 양산차 회사다. 에디슨모터스 측은 사모펀드 KCGI와 키스톤PE로부터 약 4000억 원을 투자받았고, 향후 2∼3년 이내에 8000억∼1조5000억 원을 조달한다는 계획도 밝혔다. 쌍용차를 전기차 업체로 전환하겠다는 목표도 내놓았다.
다만, 이엘비앤티보다 상대적으로 낮은 가격을 제시하며 인수 의지가 약한 것 아니냐는 지적을 받았다. 이에 에디슨모터스는 본입찰에 써낸 금액보다 1000억 원가량의 자금을 추가로 투입하겠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쌍용차는 2010년 인도 마힌드라와의 인수ㆍ합병(M&A) 이후 10년 만에 다시 매각 절차에 돌입하게 됐다. 지난해 12월 서울회생법원에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한 쌍용차의 부채는 현재 7000여억 원에 이른다. 이 중 회생절차와 별도로 인수 후 즉각 갚아야 할 공익채권만 4000억 원 가량인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는 향후 전기차 개발과 운영자금 등을 고려하면 쌍용차 인수 후 정상화까지 투입되는 자금만 1조 원대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