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독일 통일 31주년 기념일을 맞이해 동서독 분열을 극복하고, 민주주의를 위한 국가적 노력을 지속해나갈 것을 촉구했다.
3일(현지시간) 도이치벨레에 따르면 취임 16년 만에 자발적 퇴임을 앞둔 메르켈 총리는 이날 작센안할트주 할레에서 열린 독일 31주년 기념식 연설에서 “정신적으로나 구조적으로나 아직 통일이 완료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동독에서 자란 메르켈 총리는 "통일된 후 시간이 오래 흘렀음에도 1600만 명 규모의 동독 출신 사람들은 통일된 독일에 소속됐다는 것을 증명해야 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본인의 동독 시절 경력을 ‘불필요한 짐’으로 치부하거나, 그를 ‘태생적인 것이 아니라, 배워서 익힌 독일인이나 유럽인’으로 묘사한 사례를 거론했다.
실제로 서독인들은 현재까지도 평균적으로 동부 독일인보다 더 부유하다. 또 작센주와 튀링겐주에서 부상한 극우성향의 '독일을 위한 대안(AfD)'도 독일 분열의 한 징후로 보인다고 도이치벨레는 분석했다.
메르켈 총리는 “우리는 미래에 정확히 어떻게 할 것인가에 대해 논쟁할 수 있다”면서도 “하지만 우리는 해답이 우리 손에 있다는 것과 서로 경청하고 대화해야 한다는 것, 그리고 우리에겐 차이점이 있지만, 무엇보다도 공통점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우리는 새로운 만남에 대비하고, 다른 사람에 대해 호기심을 가지며, 서로의 이야기를 나누며 차이점을 용인해야 한다”며 “그것이 독일 통일 31주년에서 얻은 교훈”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메르켈 총리는 새 정부가 구성되기까지 총리직을 유지할 방침이다. 하지만 이날 연설은 그의 마지막 연설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도이치벨레는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