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수출기업 10곳 중 6곳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를 대비해 해외진출 다변화 전략을 짜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대한상공회의소는 최근 수출기업 300곳(해외투자기업 포함)을 대상으로 ‘코로나 이후 기업의 해외 진출 동향과 대응과제’를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58.3%가 ‘코로나 이후를 대비해 해외진출 전략 다변화를 모색하고 있다’고 답했다고 18일 밝혔다.
우선으로 고려하는 진출전략을 묻는 말에는 ‘지역 다변화(54.9%)가 가장 많았다. 그 밖에 관리방식 비대면화(42.9%), 마케팅방식 다변화(32.6%), 품목 다변화(29.1%) 등도 꼽혔다.
대한상의 관계자는 “코로나 팬데믹 상황으로 기존의 전략만으로는 글로벌 경쟁 대응에 한계가 있다”며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앞두고 기업들이 해외진출을 통해 위기를 극복하려고 노력 중”이라고 말했다.
최우선으로 고려하는 진출지역으로는 ‘미주’(34.7%), ‘동남아시아’(28.6%), ‘유럽’(17.7%), ‘중국’(10.2%) 등이 꼽혔다.
대한상의 관계자는 “코로나 이후 국가 간 이동이 힘들어지면서 중국ㆍ동남아의 지리적 편의성은 축소됐다”며 “비대면 사업추진에 대한 경험치가 늘면서 미주ㆍ유럽 지역 등 상대적으로 거리가 먼 선진시장으로의 관심도가 올라간 것으로 보인다”고 풀이했다.
코로나 이전과 비교한 한국의 대외경쟁력을 묻는 말에는 응답기업의 27%가 ‘좋아졌다’고 답했다. 53%는 ‘변함없다’고 밝혔다.
코로나 상황 속에서 우리 기업의 자신감이 높아진 것도 해외진출 지역다변화 추세를 뒷받침한다고 대한상의 측은 해석했다.
코로나 시대 한국 기업의 해외진출 현황을 묻는 말에는 ‘축소’(43.0%)하거나 ‘보류’(9.3%)했다는 기업이 절반이었다.
코로나 회복 시기에 대해서는 44.7%가 ‘1년 내’, 35.7%가 ‘2년 내’라고 답했다.
경기전망에 대해서는 기업의 82%가 ‘개선될 것’이라고 답했다.
안덕근 서울대학교 국제대학원 교수는 “현재 우리 기업의 해외진출이 원활하지 못한 것은 사실이나 코로나 이전과 이후를 경계로 진출전략에 변화가 느껴진다”며 “코로나 팬데믹 이후 글로벌 밸류 체인(GVC) 재편과 미·중 통상갈등 등으로 인해 우리 기업의 전통적 진출 대상국이었던 중국과 동남아를 벗어나 빠른 경기회복이 예상되는 미국, 유럽 같은 선진국 중심 지역으로의 진출을 적극적으로 고려하고 있는 것이 코로나 이전과 확연히 달라진 점”이라고 밝혔다.
원활한 해외진출을 위해 정부에 가장 기대하는 지원정책으로는 ‘금융지원’(35.5%)이 가장 많았다. 그 뒤로 ‘자가격리면제 등 출입국우대’(34.0%), ‘정확·신속한 현지정보제공’(29.8%), ‘백신우선접종(19.3%)’ 등 순이다.
강석구 대한상의 국제통상본부장은 “코로나 팬데믹 이후 우리 기업의 해외진출이 주춤했으나 각국이 경쟁적으로 코로나 대응 경기부양책을 내놓고 백신접종에 따라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면서 앞으로 해외진출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코로나 이후 변화된 경제 환경에 맞춰 정부도 기존 정책 틀을 벗어나 새로운 관점에서 통상지원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