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인사이트] 文정부서도 물건너간 금융권 노조추천이사제

입력 2021-05-27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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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신미영 기자 win8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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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정부 대선공약인 금융권 노조추천이사제가 사실상 물 건너갔다. 강성노조로 분류되는 KB금융이 지난해 11월 도입에 실패했다. 도입이 유력했던 IBK기업은행도 막판에 무산되면서 또 다른 국책은행인 한국수출입은행만 남았다. 추진 동력을 상실한 탓에 사실상 현 정권 임기 내에선 노조추천이사제 도입이 어려울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26일 수출입은행에 따르면 나명현 사외이사의 임기가 오는 31일 끝난다. 통상 사외이사 임기 종료전 이사 추천위원회를 열어 사외이사를 추천하고 선임한다. 추천위는 은행장, 비상임이사, 외부인사 등 총 6명으로 구성된다. 수출입은행은 이번주 내로 새로운 사외이사를 선임할 예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기업은행 등 노조추천이사제 도입이 유력했던 은행들도 무산된 마당에 수출입은행만 노조추천이사제를 도입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사실상 현 정권에서 노조추천이사제 도입은 어려워졌다”고 말했다.

노조추천이사제는 노동이사제와 달리 법제화 과정이 필요 없다. 노사 협의만 있다면, 도입이 가능해 노조의 기업 경영권 개입을 위한 수단으로 평가를 받았다. 시중은행 보다 국책은행의 도입 가능성이 높았다. 주주총회를 거쳐야 하는 시중은행과 달리 공기업인 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은 주총 없이 사외이사 선임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문재인 정부의 대선공약이었던 노동이사제 도입이 동력을 잃자, 전 단계 격인 노조추천이사제 도입이 유력시 됐다.

하지만, 기은의 도입이 무산되면서 노조추천이사제 도입은 사실상 좌절됐다. 기은의 경우 4월 초까지만 해도 노조추천이사제 도입이 기정사실로 되는 분위기였다. 하지만 결국 노조가 추천한 인물이 최종 결정권자인 금융위 문턱을 넘지 못했다. 이에 대해 기은 노조는 “도입을 약속했던 은성수 금융위원장과 윤종원 기업은행장은 IBK 노동조합을 철저히 기만했다”며 “윤 행장의 출근 저지시위도 고려하고 있다”고 맹비난했다.

수은 노조는 지난해 1월 사외이사 2명을 채우는 과정에서 외부인사를 추천했으나 불발됐다. 당시 방문규 수은 행장은 사측 추천 3명과 노조 추천 1명 등 4명을 기획재정부에 제청했다. 수은 이사는 은행장이 제청하면 기재부 장관이 임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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