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3월중 기업이 주식발행을 통해 조달한 자금규모는 6조6000억원 늘었다. 이는 한은이 관련속보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2009년 이후 사상최대 규모다. 직전 최고 증가는 2016년 11월 기록한 5조1000억원이었다.
이는 코스피가 3000을 웃도는 등 주식시장이 활황세를 보인데다, 일부 대기업들의 유상증자 및 기업공개(IPO), 영끌로 대표되는 투자열풍이 맞물린 때문이다. 실제 3월중 대한항공이 3조3000억원, 한화솔루션이 1조3000억원, SK바이오사이언스가 1조5000억원 규모의 주식을 발행했다.
박성진 한은 시장총괄팀 차장은 “최근 개인의 주식투자가 늘고, 주가상승에 대한 기대가 컸다. 여기에 일부 IT(정보통신)와 바이오기업 등 성장기업들을 중심으로 자금조달 필요성이 커졌다. 수요와 조달 필요성이 맞물린 결과”라고 설명했다.
부문별로 보면 주담대가 5조7000억원 증가한 739조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4분기(10~12월)부터 증가한 주택 매매 및 전세거래 등이 영향을 미쳤다는게 한은측 설명이다. 실제 전국 아파트 매매거래량은 작년 11월 9만4000호를 기록한데 이어 12월 8만7000호, 올 1월 6만2000호, 2월 5만2000호를 보이고 있다. 주택 전세거래량도 같은 기간 10만1000호, 10만8000호, 10만6000호, 11만5000호를 기록 중이다. 2월은 개학을 앞둔 이사철이라는 계절적 요인도 영향을 미쳤다.
신용대출과 마이너스통장대출을 포함한 기타대출은 8000억원 증가한 269조6000억원을 보였다. 2월중 설 상여금 및 연말정산 환급액 유입 등 계절적 요인에 따른 감소요인이 해소되면서 증가규모가 확대됐다.
박 차장은 “지난해 11월과 12월 정부가 가계대출 관련 대책들을 내놨지만 규제 이전 주택거래와 비규제지역 주택거래 등이 시차를 두고 주담대 증가에 영향을 미쳤다. 정부대책 효과는 아직 판단키 이르나 금년들어 주택거래가 다소 줄고 있고, 기타대출도 1~2월 연속 상당폭 줄었다는 점에서 (어느정도) 영향이 미쳤다고 본다”면서도 “주담대는 아직 높은 증가세를 지속하고 있어, 증가세가 바뀌었다고 판단하긴 이르지 않나 생각한다. 좀 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주택거래 상황과 주택가격에 대한 기대, 정부대책, 은행의 자체 리스크관리 등에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여 (가계대출 증가세가 꺾일 것이라고) 단정적으로 말하긴 어렵다”고 덧붙였다.
기업대출은 4조6000억원 늘어난 1000조원을 기록해 잔액기준으로 첫 1000조원을 돌파했다. 대기업은 분기말 재무비율 관리 등 영향으로 2조7000억원 줄어든 반면, 중소기업은 7조3000억원 늘었다. 중기 중 개인사업자대출도 3조6000억원 증가했다. 중기와 개인사업자대출 증가규모는 3월 기준 각각 역대 두 번째로 많은 수준이다.
중기와 개인사업자의 경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관련 자금수요와 정부 정책기관의 자금지원 등으로 높은 증가세를 유지하고 있다는게 한은측 설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