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대선 D-100] 운명의 시간...최대 변수는

입력 2020-07-26 0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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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편투표·인종대결·샤이 트럼프에 주목…“샤이 트럼프 등장 가능성 낮다” 관측도

조 바이든 미국 민주당 대선후보와 도널드 트럼프 현 대통령 겸 공화당 대선후보의 운명을 가를 대선이 100일 앞으로 다가왔다. 4년 전 대선이 반전에 반전을 거듭했던 만큼 이번에도 선거에 영향을 미칠만한 변수들에 이목이 쏠린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20일(현지시간) 오클라호마주 털사에서 열린 대규모 선거 유세에서 연설하고 있다. 털사/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20일(현지시간) 오클라호마주 털사에서 열린 대규모 선거 유세에서 연설하고 있다. 털사/AP뉴시스
◇우편투표에 치를 떠는 트럼프…“대규모 부패와 사기로 이어질 것”

트럼프 대통령이 가장 민감하게 반응했던 변수는 우편투표 도입이다. 각 주 정부에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확산을 막기 위해 우편 투표 자격 요건을 대폭 완화하고 있다.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주내 모든 유권자에게 투표용지를 우편 발송하는 주는 캘리포니아주와 워싱턴, 유타, 콜로라도, 버몬트 등 6개 주다. 여기에 특별한 사유를 들지 않거나 코로나19를 이유로 드는 유권자들에게 우편 투표를 허용한 주까지 포함하면 1억8000만 명이 우편투표를 할 수 있다. 이는 미국 전체 유권자 2억330만 명의 76%에 달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에 “우편투표가 선거 결과를 조작할 것”이라며 부정선거 가능성을 제기했다가 ‘팩트 확인이 필요하다’는 의미의 경고 딱지를 받았다. 대통령은 그 직후 “트위터가 2020년 대선을 방해하고 있다”며 “대규모 부패와 사기로 이어질 우편투표에 대한 나의 진술을 거짓이라고 주장했다”고 분개했다.

미국 CNN방송은 트럼프 대통령의 우편투표 거부 반응이 공화당 지지자들에게도 이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글렌 볼거 공화당 여론조사위원은 “최근 경합 주 조사 결과 우편투표나 부재자투표를 이용하려는 유권자의 4분의 3이 바이든 후보를 지지한다”고 밝혔다. 공화당 지지자들이 우편투표를 믿지 못해 투표 참여를 포기한다면 트럼프 대통령은 큰 타격을 받을 수 있다.

▲미국 플로리다주 웨스트팜비치에서 조 바이든 미국 민주당 대선후보의 지지자들이 자동차에 지지 플래카드를 걸고 있다. 웨스트팜비치/AP뉴시스
▲미국 플로리다주 웨스트팜비치에서 조 바이든 미국 민주당 대선후보의 지지자들이 자동차에 지지 플래카드를 걸고 있다. 웨스트팜비치/AP뉴시스
◇백악관으로 이어지는 인종 대결

선거가 인종 대결 구도로 번지는 것 역시 큰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백인 지지층 결집을 위해 백인 우월주의의 상징인 남부 연합기 사용을 지지하거나 인종차별 반대 시위를 공격하는 등 인종주의에 집착하는 모습을 보인다. 이를 두고 공화당 내부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존 핸콕 미주리주 공화당 전략가는 “선거에서 이기려면 지지층을 넓게 가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바이든 후보는 트럼프 대통령을 가리켜 “미국 역사상 최초의 인종차별주의자 대통령”이라고 비난하며 대결 구도를 십분 활용하고 있다. 하지만 5월 “나와 트럼프 사이에서 고민한다면 흑인이 아니다”라는 발언을 했다가 흑인 유권자들의 뭇매를 맞았다. 바이든 후보는 이를 만회하기 위해 부통령 후보 명단에 흑인 여성을 내세우는 등 표심 잡기에 열을 올리고 있다.

트럼프 캠프는 유색인종 지지층 빼돌리기 전략을 활용하고 있다. 흑인과 라틴계 유권자들이 공화당을 지지하지는 않더라도 민주당 지지를 포기하도록 만드는 전략이다. 트럼프 캠프는 흑인 유권자가 많은 지역에 바이든 후보가 1994년 형사범죄에 대한 강경 대응 법안에 찬성했던 전적을 강조하는 광고를 냈다. 이 법안은 유색인종 대거 체포의 배경이 됐다는 비판이 제기돼왔다. 하지만 4년 전 대선에서도 활용했던 전략인 만큼 이번에도 그 효용이 있을지는 미지수다.

▲지난달 27일~이번달 15일 미국 전역 9개 여론조사 평균. 파란색이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후보, 빨간색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겸 공화당 대선후보. 출처 리얼클리어폴리틱스
▲지난달 27일~이번달 15일 미국 전역 9개 여론조사 평균. 파란색이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후보, 빨간색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겸 공화당 대선후보. 출처 리얼클리어폴리틱스
◇‘샤이 트럼프’ 이번에도 통할까

2016년 대선의 최대 변수는 단연 샤이 트럼프의 등장이었다. 힐러리 클린턴 당시 민주당 대선후보는 각종 여론조사에서 트럼프 후보를 앞섰지만 샤이 트럼프의 등장에 맥을 추지 못했다. 지금까지 진행된 여론조사는 4년 전과 비슷한 상황이다. 리얼클리어폴리틱스의 분석에 따르면 지난달 27일부터 이번 달 15일까지 전국 9개 여론조사 평균에서 바이든 후보가 트럼프 대통령을 8.7%p 앞서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대선에서 승리 요인이 됐던 6개 경합 주에서도 바이든 후보에게 밀리며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이번에는 샤이 트럼프의 등장 가능성이 작다는 관측도 나온다. 미국 정치전문매체 더힐은 “샤이 트럼프가 일부 있을 수는 있지만, 바이든과의 큰 격차를 설명하기에는 충분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CNN도 “샤이 트럼프는 사람이 직접 여론조사를 할 경우 자신의 선호를 밝히지 않는 것을 말하는데 최근 온라인으로 진행된 여론조사에서도 바이든이 앞섰다”며 “샤이 트럼프가 있다는 증거를 찾을 수 없다”고 분석했다. 또 “온라인 여론조사는 당 지지에 따라 결과 비중을 두기 때문에 민주당 지지자들만 여론 조사에 참여할 것이란 우려도 근거를 찾기 힘들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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