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푸스는 디지털카메라를 중심으로 하는 영상사업 부문을 사모펀드인 일본산업파트너(JIP)에 매각하기로 했다고 24일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이 보도했다.
먼저 영상사업을 분사, 관련 인력과 자산을 이관한 후 JIP에 양도한다. 9월까지 정식으로 계약을 체결하고 연내 매각을 완료할 예정이다. 매각 금액은 밝히지 않았다.
올림푸스 영상사업은 미러리스 렌즈 교환식 카메라와 콤팩트 디지털 카메라가 주력이며 IC 레코더 사업도 포함돼 있다. 관련 인원은 전 세계적으로 약 4270명에 이른다.
스마트폰의 대두에 따른 디지털 카메라의 세계적인 수요 감소로 올림푸스는 지난해까지 3년 연속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올해 3월 마감한 2019 회계연도에 영상사업 매출은 436억 엔(약 4907억 원)으로, 회사 전체 매출의 5%를 약간 넘는 수준에 그쳤다. 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대의 영향으로 4월 이 부문의 매출은 전년 동월 대비 60% 가까이 급감했다.
올림푸스가 카메라와 완전히 결별하는 것은 아니다. 소비자를 대상으로 한 사업은 접게 되지만 올림푸스는 자사의 축적된 광학기술을 바탕으로 영업이익의 90% 이상을 벌어들이는 내시경 등 의료사업에 초점을 맞출 방침이다. 현미경 생산도 계속한다.
영국 BBC방송은 올림푸스 제품은 데이비드 베일리와 패트릭 리치필드 경 등 1970년대 세계적인 사진작가들의 사랑을 한 몸에 받았다며 올림푸스 카메라의 시대가 끝나는 것을 아쉬워했다.
올림푸스는 수년간의 현미경 제조에서 쌓은 노하우로 1936년 자사 첫 카메라인 ‘세미-올림푸스 1’을 출시했다. 이 제품은 아코디언처럼 렌즈 부분이 접혔다 펴지는 카메라 벨로우(Camera Bellow)를 선보였다. 당시 일본에서 이 제품을 사려면 월급보다 많은 돈이 들 정도로 카메라는 첨단기술 기기였다.
올림푸스는 이후 수십 년 동안 카메라 사업을 발전시켜 세계 시장에서 선두를 다투게 됐다.
영국 아마추어포토그래퍼매거진의 니겔 애서튼 편집장은 “거슬러 올라가면 올림푸스 카메라에 대한 엄청난 애정이 있었다”며 “이들 카메라는 혁명적이었고 매우 작고 가볍고 아름답게 디자인됐으며 렌즈 품질은 정말 좋았다”고 회고했다. 이어 “올림푸스는 가장 최근에 미러리스 카메라로 중간시장을 겨냥했다”며 “그러나 그 시장은 매우 빠르게 스마트폰에 흡수해 지금은 존재하지 않고 있다”며 몰락 이유를 설명했다.
애서튼 편집장이 언급한 중간시장은 사진작가처럼 최고급 사양의 DSLR 카메라를 원하지는 않지만 일반 카메라보다는 좋은 제품을 원하는 고객층을 가리킨다.
일반 카메라 시장은 2010~2018년 그 규모가 84% 축소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BBC는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