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관련해 ‘가해자가 아닌 피해자’라는 입장을 강조했다. 미국이 코로나19 확산에 대해 중국 책임론을 제기하자 이에 대해 반박한 것이다.
겅솽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20일 정례 브리핑에서 “바이러스는 인류 공동의 적으로, 언제든 전 세계 그 어떤 곳에서도 나타날 수 있다”면서 “중국도 다른 국가와 마찬가지로 바이러스의 공격을 받은 피해자이지 가해자가 아니며, 바이러스의 공모자는 더욱 아니다”고 밝혔다.
겅 대변인은 또 “지난 2009년 신종플루(H1N1)가 미국에서 발생해 214개 국가와 지역으로 확산돼 20만명이 사망했을 때 미국에 배상을 요구한 사람이 있었나?”라며 “지난 2008년 미국의 리먼브라더스 파산 사태가 글로벌 금융위기로 확대됐을 때 미국에 책임을 지라는 요구한 사람이 있었느냐?”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미국의 적은 중국이 아닌 바이러스”라며 “중국에 대한 근거 없는 공격을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8일(현지시간) “중국에서 (코로나19를) 막을 수 있었는데 하지 않았다”면서 “고의적인 책임이 있다면 그에 따르는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서 중국 정부의 책임을 묻는 집단 소송 움직임도 일고 있다.
겅 대변인은 트럼프 대통령과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우한(武漢) 바이러스연구소에서 유래했을 가능성을 제기한 데 대해서는 “바이러스 발원지는 과학의 문제로 과학자들이 연구할 일이지 정치화해서는 안 된다”고 일축했다.